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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여행/관광지

180126 | 평화로웠던 Mission Bay 카약킹

치치댁 2023. 5. 22. 09:00

(NZ+23) 금요일. 구름이었다가 맑음

  • Food alley
  • Mission bay kayaking (NZLC)
  • Thai Passion
  • Auckland Night Market

오늘 아침에 루나랑 같이 시티에 갔다. 내가 학원 가는 길에 따라온 건데 버스 타는 법부터 해서 이것저것 알려줬다. 여기는 이상한 게 버스가 방송을 안 한다🙄 알아서 목적지에서 벨을 누르고 내려야 된다. 루나는 나보다 더 가서 내려야 했는데 내리고 난 후에 생각해 보니 번호 교환을 안 했다. 알아서 잘 찾아갔겠지....?

2교시에 Kai가 회의가 있어서 Kai의 선생님이었던 Bruno가 대신 수업을 진행했다. 저번에도 한 번 대체 선생님이 들어온 적 있는데 대체 수업을 해 보면 우리반 선생님이 제일 좋다는 생각이 점점 확실해진다. 어정쩡한 부분 없이 정확하게 뭘 해야 되는지 안내하고, 설명도 아주 명쾌하다. 다른 선생님들이 수업을 못한다기보다 우리 반 선생님들이 수업을 잘하는 느낌. 역시 난 사람을 잘 만나는 것 같다.

점심에 Jeff랑 Food alley에 가서 점심을 사먹었다. 푸드코트처럼 각국의 음식이 있는데, 주문을 하면 세워놓을 수 있는 번호표를 주고 음식을 테이블로 가져다준다. 아주 작지도 않은 공간에 2층까지 있는데 도대체 어디 있을 줄 알고 음식을 가져다주는 건지 매우 요상했다. 사람이 엄청 많아서 간신히 자리를 잡고 먹었다.

오늘 Kayaking 하는 날이라 아침에 비가 와서 내심 걱정했는데 다행히 다시 날이 좋아졌다. Main center에서 신청한 사람들과 모여서 대절 버스를 타고 Misson bay에 갔다. 우리 반에서는 Mayu, Sayaka, Jeff가 같이 갔다. 카약 개수가 신청한 인원만큼 많지는 않아서, 반은 카약을 타고 반은 Paddle board를 타기로 했다. 나는 처음에 카약을 탔는데 뒤집히는 거 아닌가 무서웠는데 타다 보니 매우 안정적이었다. 팔힘이 좋아야 속도감 있게 빨리 나가는데 처음에는 노도 허우적거리면서 젓고 방향 조절도 잘 못하다가 익숙해지니 괜찮았다.

한 시간짜리 액티비티였는데 한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서 중간에 패들보드 타는 애랑 바꿔서 탔다. 패들보드는 처음 타 봤는데 서핑보드같이 생긴 큰판에 서서 노를 저으면서 타는 거였다. 파도가 아주아주 잔잔한데도 일어서기가 약간 무서웠다가 시간이 지나니까 괜찮아졌다. 몇 번 보드 위에서 넘어져서 엉덩방아 찧고 ㅋㅋㅋ그래도 물에 빠지진 않았다 다행히..!

물 위에 서 있으니까 기분이 묘했다. 일렁이는 물에 반짝이는 햇빛 말고는 모든게 정지한 듯한 느낌이었다. 내가 서있는 아래로 수심이 되게 깊을 텐데, 내 시야에서 보이는 건 물의 표면과 주변에 함께 떠있는 사람들뿐이라 깊이에 대한 공포 없이 모든 것이 평화로웠다. 중심을 잡기 위해 유지하는 긴장감과 동시에 느껴지는 상반된 평화로움이 이질적이었다. 카약에 앉아있을 때와는 또 다르게, 일어섰을 때 바뀌는 그 몇 센티미터 차이의 시야가 완전히 새로운 느낌을 가져오는 게 신기했다.

다시 카약으로 바꿔서 노를 젓다가 배 위에 한동안 누워 있었는데 그것도 좋았다. 작은 플라스틱 조각에 몸을 맡기고 잔잔한 파도 위에 누워서 일렁일 수 있다는 사실이 환상적이었다. 파도가 밀려가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면 모든 세상이 나에게서 시작되어 퍼져나가는 것 같고, 반대쪽으로 돌리면 모든 것이 나에게 밀려드는 것 같았다. 당장 해변에서 가까운 바다 위에 누워있어도 이런 느낌인데 끝도 안보이는 망망대해에 떠 있으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졌다.

한 시간이 다 돼서 장비를 반납하고 학원에서 준비해 준 Drink와 Snack을 먹었다. 스낵이라고 해도 난 뭔가 더 그럴싸한 것일 줄 알았는데 진짜 과자였어....ㅋㅋ Manuel과 Yukino는 액티비티는 안 했지만 따로 미션베이에 와서 우리 노는 거 구경하고 수영도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같이 해변 옆에 있는 음식점 겸 카페에 가서 음료를 마셨다. 맥주 한 잔 하고 싶은 사람은 맥주 마시고. 그러고 나서 Sayaka는 일 때문에, Jeff는 이사 때문에 먼저 가고 나머지는 다시 바다로 돌아갔다. Yukino는 햇빛 알레르기가 있어서 짐을 지켜주면서 책을 봤고 Mayu랑 Manuel이랑 나는 물에 들어가서 놀다가 햇빛에 엎드려 있었다. 나는 태닝 하고 싶지 않아서 그늘에 누워있고 싶었지만.... 젖은 수영복에 바람이 부니까 추워서 햇빛에 있어야만 한다.

다 끝나고 그 근처에서 타이 푸드를 먹고 시티로 돌아오는데 브리토마트 근처에서 Night market이 열린게 보이길래 내려서 구경했다. 글렌필드보다 규모도 작고 파는 것도 별로 없어서 금방 둘러보고 나왔다. Manuel은 초콜릿 붕어빵을 사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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