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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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정착기

180204 | 카페 둘째날, 시티 성당 미사, 글렌필드 나이트 마켓

치치댁 2023. 5. 25. 12:40

(NZ+32) 일요일. 비, 흐림

  • Between
  • 오늘의 수확 남은 케이크
  • St Patrick's Cathedral
  • Glenfield Night Market

오늘은 카페에 손님이 많아서 정신이 없었다. 빨리 음료를 만들 줄 알아야 될 것 같은데 오늘은 티만 만들고 음료를 하나도 안 했네.... 음료랑 음식 나온 거 가져다주고 테이블 정리하고 설거지하는 것만 했는데도 엄청 바빴다. 서양은 손님 나가면 그때 테이블을 정리하는 게 아니라 중간중간 계속 치워줘야 돼서 더 바쁜 것 같다. 다 먹었는지 계속 살펴봐야 한다. 동양은 먹는 중간에 와서 빈 접시 치우면 빨리 나가라는 건가 싶은데 여기는 반대로 안 치우면 직원들이 일 안 하나 싶은 거라고 해서 빨리 치워줘야 한다. 눈치게임. ㅋㅋ

오늘은 어제보다 두 시간 늦게 출근하고 가게 마감을 했는데 마감 때 할 게 엄청 많았다. 화장실 청소랑 바닥 쓸고 닦기도 해야 되고, 기계도 정리하고, 야외 테이블과 의자 들여놓고, 남은 재료들 날짜 확인이랑 다음날꺼 해놓을 수 있는 세팅 해놓고... 좋은 점은 마감하면 팔 수 있는 기간이 지난 음식들을 챙겨 올 수 있다. 베리 올라간 타르트 맛있었다! 일하면서 중간에 10분 쉴 때 Quiche라고 여러 재료를 넣고 계란물 부어서 만든 파이 같은 거랑 샐러드 접시에 내주셔서 그것도 먹었다.

일 끝나고는 미사를 드리러 St Patrick’s Cathedral에 갔다. 앞으로는 성당을 여기로 다니게 될 것 같다. 이 성당은 옛날식 구조라 건물이 십자가 모양으로 생겨서 제대가 가운데 있고 온 사방에서 미사를 드릴 수 있다. 파이프 오르간이 있던데 그걸 연주한 건지 소리가 엄청 컸다. 다음 주에 다른 데 앉아서 파이프 오르간 연주하는 게 맞는지 봐야지. 선창자가 노래를 아름답게 잘했다. 30대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분이었는데 생긴 것도 뭔가 천사같았다.... 오늘 강론에서 같은 단어를 하도 많이 얘기하길래 저게 뭔가 싶어서 들리는 대로 검색했더니 안락사였다. 오늘도 역시 강론 못알아들음...... 힝

집에 와서 밥을 먹고 루나랑 같이 Glenfield mall이랑 거기 주차장에서 일요일마다 열리는 Night market에 다녀왔다. 떡볶이 사먹고 싶었는데 저녁 먹은지 얼마 안 돼서 너무 배가 불렀다. 구경하는데 한국 음식 부스가 거의 없는 게 놀라웠다. 음식 부스 하나랑 붕어빵 부스 하나가 전부던데 중국이랑 일본 음식 부스는 진짜 많았다. 한식이 확실히 길거리에서 팔기에 적합하지 않긴 한가보다. 대부분 상에 차려놓고 먹어야 돼서. ㅋㅋ

집에 와서는 이사갈 짐을 좀 싸다가, 엄마 아빠랑 영상통화 하면서 소포로 받을 짐을 정리했다. 한국에 있을 때 뉴질랜드로 보낼 것들을 대충 정해놓고 오긴 했는데, 여기 막상 와보니까 옷을 너무 많이 들고왔다는 생각이 들어서 통화를 하면서 겨울옷을 꽤 많이 뺐다. 소포 받으면 이제 나 혼자 감당할 수 없는 짐이 생기는 거라 약간 두렵다. 당장 화요일에 이사하는 것도 버스 타고 옮길 엄두가 안나서 택시 타야되는데.... 소포 받으면 어떻게 이사 해. ㅠㅠ 그냥 그 집에 눌러 앉아야 될 것 같다.

밖에 비가 엄청 온다. 집 벽이랑 천장이 얇아서 우두두두두두두둗두두두 소리가 엄청 나는데, 마치 뉴질랜드에 처음 도착했을 때 같다. 그때는 많이 심란했는데. 잠도 잘 안오고... 빗소리 너무 크게 들리는 거 적응도 잘 안되고. 그건 여전히 그렇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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