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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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정착기

180409 | 자신감 결여, 반가운 FCE 친구들

치치댁 2023. 7. 13. 12:45

(NZ+96) 월요일. 맑음

  • CAE 하면서 느끼는 자신감 결여
  • Hazel의 조언
  • FCE 친구들 마주쳐서 위안

CAE를 시작하고 나서 자신감 결여 때문에 좀 침체되어 있다. FCE 할 땐 잘한다 잘한다 해줘서 나도 잘하는 줄 알고 했는데, 지금은 다른 애들이 다 말을 잘하고 그게 내 눈에도 보여서 괜히 혼자 주눅 들어 있다. 안 좋게 생각하니까 한도 끝도 없이 땅 파고 들어가게 되는데 정신 차려야지.... 애들이 하는 말을 잘 못 알아듣겠는 이유가 걔네가 이상하게 말해서 그런 걸 수도 있는데 '내가 쟤네보다 영어를 못해서'라고 일단 생각하는 게 문제인 것 같다. 습관적으로 "너 내가 말하는 거 알아들어?"라고 하는 애가 있는데 걔 때문에 더 그런 듯..... 짜증 나 ㅋㅋㅋㅋㅋ 어떤 상황에 대한 이유를 생각하고 의견을 표현하는 게 나한테는 익숙하지 않은 일인데 계속해야만 하는 상황에 노출되다 보니 '나는 왜 이렇게 말도 못 하고 아무 생각도 없지?'라는 무의식적 강박이 학원 외의 관계에도 작용하는 것 같다. 어제 성당 끝나고 사람들이랑 저녁 먹으러 갔는데 다른 사람들은 잘 떠드는데 나는 한 마디도 안 하는 걸 발견하고 혼자 스트레스 받았다. 근데 무슨 얘기를 해야 될지는 잘 모르겠고.... 아무 말 대잔치라도 하고 싶은데 '뭐라고 말해야 되지?'라는 생각에 매여서 더 아무 생각이 안 난다. 차라리 아무 생각 안 하고 사는 게 나을 듯.

오늘 학원 끝나고 학생 할인 만료된 걸 연장하러 오피스에서 Hazel한테 갔다가 CAE 잘하고 있냐고 물어보셔서 갑자기 상담을 하게 되었는데 자신감을 가지는 게 제일 중요할 것 같다고 조언해 주셨다. CAE 과정 자체는 좋은데 내가 우리 반에서 제일 못하는 것 같고 그래서 주눅 든다고 했더니 다른 사람 입학 성적을 보여줄 순 없지만 입학 성적으로 보면 내가 제일 못할 리가 없다고, 본인도 다른 사람이랑 말할 때 금발 외국인이면 일단 쟤네가 나보다 영어를 잘할 거라고 생각하면서 위축되는데 그러지 말라고 했다. 학원에서 제일 잘하는 반 중에 하나니까 나보다 영어 잘하는 사람 없다는 생각으로 그냥 막 말하라고......

오피스 들어가면서 Suzu를 만나서 너무너무 반가웠는데, 나와서 Concession 연장하려고 Britomart 가는 길에는 Yan을 만났다. 너무 반가워서 어디 가냐고 물었더니 자기 방금 Gym 갔다가 교통 할인 만료돼서 연장하러 학원 간다고 하길래 "어, 나는 지금 막 하고 나왔는데! 기다려줄게 같이 브리토마트 가자~" 하고 기다렸다가 같이 갔다. Yan 나보다 정확히 10살 어린데 걔한테도 막 징징댐 ㅋㅋㅋㅋㅋ 어휴 ㅋㅋㅋ

브리토마트 가니까 첫 Concession 신청하러 왔던 때가 떠올랐다. 그때는 이걸 어떻게 말하지 잘 말할 수 있을까 되게 긴장했었는데... 오늘은 별생각 없이 할인 연장하고 싶은데 온라인으로는 신청했다고 얘기하는 내 모습에 그래도 많이 익숙해졌다고 생각됐다. Hazel 말대로 자신감 좀 가져야지!

식료품 쇼핑하고 집에 오는 길에 또 Suzu를 만났다. 와 오늘 FCE 2명이나 만났어!! 애들 만날 때마다 너무 반가웠다. 내 마음의 고향 같은 아이들.. 내가 너무 쭈굴거리고 있으니까 신이 '에휴 얘네라도 만나서 기분 좀 풀어라' 하고 오늘 두 명이나 우연히 만나게 해 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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