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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180514 | 소포, 성당 홈파티, 사장님 면담, 성가대 활동 본문
(NZ+131) 월요일. 맑음
- 승언이 소포 - 안경
- 토요일: 성당 홈파티
- 일요일: Between 면담 / 미사 끝나고 저녁(바보온달)
소포 받았다!
오클랜드에 바람이 많이 부는데 흐린 날은 선글라스 끼기는 애매한데 눈이 너무 건조해서 바람이 문제일까 싶어서 안경을 사려고 했다. 안경점에 가 보니 다 너무 비싸서 승언이랑 카톡을 하다가 원하는 안경을 말했더니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 중에 안 쓰는 게 있는데 그거면 될 것 같다면서 보내줬다. 알은 여기서 맞출까 하고 물어봤더니 Specsavers라고 뉴질랜드에서 거의 제일 큰 브랜드 안경점에 간 건데도 도수 없는 알만 맞출래도 130불이고 심지어 3주 걸린단다. "안경알 깎는 기계 없어요...?" 하고 물어보니 뉴질랜드엔 그런 게 없어서 호주로 보내서 알을 깎은 다음 다시 받아야 된다고 했다. 와..... This is New Zealand ㅋㅋㅋ 한국은 개인 안경점도 다 가지고 있는 기계를 여기는 안경점 체인에서도 하나도 안 가지고 있다고? UV코팅까지 들어가면 추가 금액이 발생해서 토탈 155불인데 한국에서 하면 하루 만에 되고 3만 원이면 맞출 수 있어서 승언이가 맞춰서 보내줬다. 이런 건 정말 한국이 최고다. 받는 김에 필요한 다른 것들도 몇 개 같이 받았는데 황금 같은 휴일에 심부름해 줘서 너무 고맙다.
지나간 일기를 적자면, 토요일에 Neha가 홈파티에 초대해 줘서 주먹밥을 만들어 갔다. 다른 사람들 노는 거 구경하는 건 재밌었는데 열대여섯 명 중에 나랑 파나마에서 온 애, 이탈리아 애 빼고는 다 인도 사람들이어서 한 인종이 많으니까 괜히 끼기 어려운 느낌이었다. 픽업해 준 차량 내비게이션이 길을 이상하게 알려줘서 빙빙 도는 바람에 도착하기 전부터 좀 몸이 안 좋기도 했고, 게임하는데 유치하게 방해하는 사람이 한 명 있었는데 그것도 너무 거슬리고 ㅋㅋ 다들 소리 질러서 시끄럽고 억양 센 사람들도 많고... '몸으로 말해요' 게임을 했는데, 주제가 영화라 나는 아는 영화가 별로 없어서 다른 사람들만큼 재밌게 하지도 못한 것 같다. 다시 한번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게 중요한 거구나' 싶었다. 게임 다 하고서 노래 틀어놓고 춤추는데 나는 춤도 못 춰가지고 ㅋㅋㅋ 근데 구경하는 건 너무 좋았다. 다들 춤을 너무 잘 춰서 신기했다. 볼리우드 눈앞에서 보는 느낌.
일요일에는 사장님이랑 면담했는데(면담은 주기적으로 한다), 내 입장을 많이 생각해 주셔서 감사했다. 아닌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히 말씀하시는데 그런 것도 직접 얘기 듣는 게 차라리 편하고, 사람을 잘 파악하셔서 나는 컴퓨터 작업 할 때가 더 즐거워 보인다면서 일부러 작업할 거 모았다가 주시거나 입간판에 글씨 쓰는 것도 나만 시킨다고 하셨는데 그런 부분도 감사하고... Hospitality 업계에 계속 있을 사람은 아닌 것 같아서 내가 떠날 거라는 느낌을 받긴 하는데 새로운 일을 구하기 전까지 어쨌든 내가 원하는 만큼 계속 같이 일 하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셔서 마음이 편했다. 사무직으로 근무하던 때랑 다르게 아직 스스로 일을 잘한다는 느낌을 가지기가 어려워서, 한다고는 하는데 금방 잘하게 되지가 않아서 자꾸 '잘리면 어떡하지?' 하면서 다니고 있는데 얘기라도 저렇게 해주셔서 좋았다. 앞으로도 좀 더 잘하도록 노력해야지... 스콘이랑 케이크 남는 거 주셔서 받아왔는데 케이크 엄청 달지만 맛있었다.
어제 성가대 활동하는 날이었는데 'Now we remain'이라는 곡을 성체성가로 불렀는데 너무 좋았다. 다음 달엔 선창 해야 되는데..... 점점 날짜가 다가온다 으아.... 성당 끝나고는 Lucy랑 Adi랑 바보온달에 갔는데 윤정이가 일하고 있어서 반가웠다. 치즈불닭 먹고 볶음밥 볶아 먹었는데 데려간 친구들도 다 좋아해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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