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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뉴질랜드 여행/트레킹 (15)
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일요일. 맑음 아침 먹고 빨래 돌리고 성당 다녀오고 장조림 만드니까 저녁 먹을 시간이 됐다. 가사노동이 진심으로 회사 다니는 것보다 힘들다. 뭐 하나 하는데 시간이 엄청 오래 걸려서 더 그런 거긴 한데... 부엌에 온종일 서있으니까 피로가 몰려온다. 저녁 먹고 Huntsbury track으로 트래킹을 갔다. 올라가는 길 중간중간 바닥에 해자처럼 구멍이 파여 있고 파이프로 듬성듬성 바닥을 댄 구간이 있었는데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 사이 구간에만 양들을 있게 하려고 만들어놓은 것 같다) 몽구가 그걸 엄청 무서워해서 못 건넜다. 잡아당겨서 건너게 했더니 처음에는 다리가 빠져서 당황했는데 몇 번 건너게 하니까 그다음부터 발도 안 빠지고 잘 건넜다. 발전하는 모습이 보이는 게 귀여웠다. 정상에서는 크라이..
(NZ+318) 토요일. 맑음 Mangawhai Cliff Walkway Bennetts Langs beach 저녁식사, 보드게임, 팝송타임 밀물 시간이 있어서 8시쯤 Mangawhai cliff walkway로 향했다. 아침에 Krisann이 와서 일정에 합류하게 됐다. 가는 길에 베이커리 들러서 아침으로 샌드위치를 사 먹고 트레킹을 시작했다. 날씨가 끝내주게 좋았다.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그런 코스라기보다는 산비탈을 따라 바다를 보며 걸을 수 있는 산책로에 가까웠다. 본격적인 산책로에 진입하기 위해서 바다를 따라 꽤 걸어야 했는데 개를 데리고 나온 사람들이 진짜 많았다. 개들이 하나같이 너무너무 신나 하는 게 보여서 귀여웠다. 개들한테 천국은 이런 모습일 것 같은 느낌이다. 산책로 초반에 계단을 올..
(NZ+166) 일요일-월요일. 맑음 남섬 여행 네 다섯째 날 남섬에서 첫 트레킹으로 7시간 코스인 Copland track에 다녀왔다. 일찍 출발했으면 좋았을 텐데 출발 자체를 9시 반쯤 했고, 트레킹 시작하고 두 시간 동안 걸었는데 제자리로 돌아와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지...? Car park에서 출발해서 다시 Car park에 도착. 시작할 때 표지판을 못 보긴 했는데 그렇다고 해도 어떻게 두 시간을 걸어 제자리로 돌아온 건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코스 시작도 전부터 냇가를 건너야 돼서 발 안 젖으려고 등산화랑 양말 다 벗고 발 시리게 건넜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어제 계속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해서 곳곳에 생긴 웅덩이와 진흙탕을 밟고 지나갈 수밖에 없어서 처음에 신발 벗었던 게 무색해졌다..
(NZ+164) 토요일. 갬, 맑음, 흐림 남섬 여행 셋째 날 스파게티 Fox Glacier : Te Ara o Tuawe Valley Walk 아침부터 만드느라고 고생했을 것 같은 파스타 장인의 스파게티. 맛있었다!! 이동 중에 볼 수 있는 광활한 뉴질랜드의 자연. 보는 곳마다 그림처럼 너무 아름답다... 겨울이라 설산도 너무 멋있고 저채도의 배색도 아름답다. 정말 말 그대로 대자연. 해가 났다 들어갔다 하는데 눈 덮인 곳에 해가 비추니 정말 예뻤다. Fox Glacier : Te Ara o Tuawe Valley Walk 크라이스트처치에서 폭스 글래시어까지 장장 다섯 시간 운전을 해서 갔다. 저번 뉴질랜드 여행 때도 폭스 글래시어 워크 했었는데 재방문이다. 그때도 선명한 뷰는 못 봤던 것 같은데 이..
마리안 호수 트랙은 흔들 다리를 통해 에메랄드빛 Hollyford River를 건너며 시작됩니다. 트랙의 초반 10분을 걸어가면 폭포를 감상할 수 있는 구간인 Viewing Gantry가 나오는데, 난간까지 가는 트랙은 아주 예쁘고 걷기 쉽게 잘 정비되어 있었습니다. 루트번 초반부와 비슷한 느낌이 납니다. 폭포가 아주 강력해서 북섬의 후카 폭포가 연상되기도 합니다. 물론 후카 폭포가 규모나 물살이나 훨씬 크고 강하지만요. 투명한 물살이 하얗게 부서지며 거품처럼 되는 모습이 너무 예뻤습니다. 계속 변화하며 새로운 모양을 만들어 내는 것도요. 폭포 파도 윤슬 물빛 다 좋아서 이쯤 되면 전생에 물이랑 뭐가 있었나 싶지만 현생은 수영도 못합니다. 그저 좋아할 뿐.. 폭포 전망대를 지나면 지금까지의 쉽고 예쁜 길..
북섬에서 하는 첫 그레이트 워크인 통가리로 알파인 크로싱. 뉴질랜드에 놀러 온 친구들 세 명과 쨈과 함께 새벽 다섯 시 반에 일어나서 부지런하게 아침을 해 먹고 여섯 시 반에 출발했습니다. 통가리로 트레킹은 시작점과 끝 지점이 달라서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데 모든 인원이 셔틀버스를 타기엔 비용이 상당하므로 머리를 좀 썼습니다. 걸음이 빠른 쨈이 우리를 Mangatepopo 주차장에 내려주고, 쨈만 혼자 National Park Village에 다시 가서 주차한 후 셔틀을 타고 오기로요. 쨈은 산을 내려갈 때도 혼자 앞질러 내려가서 셔틀을 타고 주차되어 있는 마을까지 이동한 후, 다시 차를 가지고 우리를 태우러 와야 하는 수고를 했습니다. 원래는 Mangatepopo에서 차로 6km 더 진입해야 트..
마지막날은 비가 계속 내렸습니다. 어제 워든이 이 아름다운 숲은 엄청나게 내리는 비 덕분에 존재할 수 있는 거라고, 비가 오면 그걸 기쁘게 포용하면 좋겠다고 했는데 비가 내리네요. 저도 그러고 싶었는데 아주 불청객같이 눈치 없이 터진 생리에 비까지 맞아 점점 축축해지니 불쾌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자고 일어났는데도 무릎이 완전히 회복이 안 됐고요... 역시 모든 게 좋기만 한 트레킹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인생이란. 비 오고 안개가 껴서 우중충한 와중에도 Earland Falls는 멋있었습니다. 압도하는 규모에서 쏟아져 나오는 엄청난 물안개가 장대했습니다. 마지막날도 키써밋을 가기 위해 샛길로 빠지는 코스가 있는데, 다들 물에 젖은 생쥐가 돼서 와들와들 거리는 상태에다가 부모님께 말씀드린 픽..
어제 일찍 잤는데도 요새 계속 밤에 수십 번씩 깨서 엄청 피곤했습니다. 아침에 키아 울음소리가 들렸는데 보지는 못했습니다. 둘째날둘째 날 트랙은 폭포와 강과 호수와 산이 계속 약간씩 풍경을 바꿔가며 등장했습니다. 윤슬이 가득한 호수에서 시작된 물이 굽이굽이 강이 되어 흘러가는 게 예뻤습니다. 어젯밤 살짝 덮인 눈으로 설산이 햇빛에 하얗게 빛났습니다. 하이라이트인 둘째 날에 날씨가 정말 좋아서 감사하게도 가장 좋은 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가다가 Harris Saddle Shelter에서 따로 빠져서 Conical Hill에 올라가는 트랙이 있어서 쉘터에 배낭을 내려놓고 다녀왔습니다. 돌산인데 경사진 부분이 많은데다 바위 위로 살얼음이 껴서 미끄러웠습니다. 어제 등산화 오른쪽 밑창에 떨어져서 마찰이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