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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180721 | Between 마지막 출근 본문
(NZ+199) 토요일. 흐림
카페 마지막 날이었다. 학원 다닐 때 주말에만 일하면서도 렌트비에 보탬이 되던 고마운 뉴질랜드 첫 직장이었는데 그만둔다는 게 실감이 안 난다. 호스피탈리티 경험이 없어서 실수도 많이 하고 민폐도 많이 끼치고 도움도 많이 받았다. 컵 여러 개 깨고 에그베네딕트 흘리고 치킨스택 쓰러뜨렸던 기억이 새록새록... 안면 인식 장애급 기억력이라 사람 많이 몰리고 주문 꼬였을 때 "이거 누가 주문했어요?" 하는 질문에 대답을 못해서 아찔한 순간도 많았다. 그래도 내가 받은 가장 큰 은총인 인복으로 좋은 사람들 만나서 많이 배려받고 도움 받고 재밌게 잘 다녔다. 맛있는 거 많이 먹을 수 있던 회식도 너무 좋았고, 가끔 남는 스콘 가져오는 것도 좋았고, 다 나보다 동생들인데 멍청한 얼굴로 "이거 어떻게 해요?" 하고 물어봐도 다들 친절하게 알려줬던 것도 좋았고, 한국에서는 잘 경험할 수 없었던 호들갑스러울 정도로 리액션 좋은 손님들도 좋았다. 한국에서 아주 잠깐 경험했던 서비스직의 텃세 같은 것 없이 서로 믿고 의지하면서 일할 수 있는 것도 좋았다. 좋은 경험이었다.
요새 몸이 안 좋다. 뉴질랜드 와서 안 아파서 감사했는데 이것저것 끝나가니까 긴장이 풀려서 그런 건지 면역력이 떨어진 건지... 어제는 특별히 배탈 날만한 걸 먹지도 않은 것 같은데 새벽에 계속 화장실에 들락거렸다. 그제부터 목이랑 어깨도 근육통처럼 아프길래 왜 이러지 했는데 점점 목 안쪽까지 아파지는 걸 보니 감기몸살이 찾아오려나보다. 곧 여행도 가야 되는데... 내 몸 회복력 좋은 편이니까 믿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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