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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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정착기

180906 | 오클랜드 한인 회사 취업 인증

치치댁 2023. 10. 12. 12:29

(NZ+246) 목요일. 구름

정말 오랜만에 일기를 적는다. 그동안 여러 가지 일이 있었다. 계속 취업 준비 중이었고 키위 회사 거의 20군데 가까이 지원했는데 결과가 참담했다. 너무 답답해서 울고 난 다음날 아침에 지원할까 말까 고민하던 한인 커뮤니티 올라온 회사에 지원했고 그날 연락이 와서 당장 면접 보러 올 수 있냐고 해서 그날로 취직했다...

키위 회사 지원 결과가 그렇게 처참했던 건 비자 문제와 현지 학력과 경력이 없다는 사실이 꽤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Seek에서 지원할 때 거의 백이면 백 비자를 물어보는데 나중에 탈락 메일에 함께 오는 Seek 통계 자료를 보면 항상 비자 이슈가 걸려 있었다. 공고 자체도 뉴질랜드 영주권이나 워크비자 소지자만 지원하라고 쓰여있는 공고가 대부분이었다. 워킹 홀리데이가 아무리 일할 권리가 있는 비자라고 해도 비자 끝나면 본국으로 돌아갈 사람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서 서류부터 그냥 걸러지는 게 아닐까 싶다. 근데 비자를 물어보지 않았던 회사들도 서류 통과가 안된 걸 보면 이력서를 보고 유추한 건가..? 아니면 비자랑 현지 경력 때문이라는 건 나만의 생각이고 사실 다른 게 문제인 걸까? 여하튼 키위 기업 취업은 거의 불가능해 보여서 한인 기업에 지원했는데 아무래도 한국에서의 학력 경력이 고스란히 인정되다 보니 입사 자체는 굉장히 수월했다.

원하던 방향과는 다르게 삶이 흘러가고 있지만 어쨌거나 어떻게든 살아지는 게 감사한 일이다. 이게 최상은 아닐지 모르겠지만 계속 취업이 안 됐으면 내 성격상 말라죽었을 테니 최선은 맞을지도. 교민 사이트에서도 디자이너 구인 공고는 찾기 어려운데 때마침 공고가 있었던 게 타이밍이 잘 맞았던 것 같다. 내가 서류 제출한 날 아침에 다른 사람한테 합격 연락을 할까 하다가 영 탐탁지 않아서 보류하고 있었다는데 그때 내가 서류를 넣었다고 했다.

저번주 월요일부터 출근했으니 회사 다닌 지는 이제 2주 가까이 되어간다. 어떤 회사인지도 파악이 안 되고 약간 애매해서 그동안 소식을 안 올렸는데 한동안 쭉 다니게 될 것 같아서 이제야 올린다. 근무해 보니 스타트업이라 힘든 부분도 있고 영어를 사용할 일이 거의 없다 보니 거기서 오는 편안함과 동시에 불안함이 있는데 그런 부분은 모두 어느 정도 받아들이고 스스로 채워나가야 할 것 같다. 요즘 정말 한국어만 쓰면서 살다 보니 영어 쓸 상황이 생기면 두렵고 자신 없는데 퇴근하고 시리즈를 보든 책을 읽든 meet up을 나가든 영어 공부를 따로 해야 될 것 같다. 오늘 home show 박람회 다녀왔는데 거기서 설명하고 물어보는 것도 잘 못 알아듣겠더라... 대충은 알아듣는데 정확하게 알아듣는 게 아니니까 답답한 건 둘째치고 맞게 이해한 건지 끊임없이 의심스러운 상태인 게 피곤하다. 영어 쭈구리 탈출해야 되는데...

사진은 회사 첫 출근도 하기 전에 참석했던 워크숍에서 온천 놀러 갔을 때 다른 직원 분이 찍어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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