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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뉴질랜드 이민 (5)
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D+4) 일요일. 맑음 St Thomas More 10시 미사 Glenfield mall Subway Birkenhead domain Marlborough park 드디어 날씨가 갰다. 그동안 너무 추웠다. 한국에서 패딩을 놓고 온 게 한이 되고 있었는데 드디어 개서 좀 따뜻해졌다. 여기는 여름이어도 햇빛이 비추는 곳만 덥고 그늘은 서늘하다. 오히려 가디건 안 입으면 쌀쌀한 정도다. 내가 엄청나게 추위를 잘 타는 몸인걸 감안해야 하지만. 10시 미사를 다녀왔다. 어제도 성당에 다녀오긴 했지만 아담하니 좋다. 영어 미사가 굉장히 낯설었는데, 기도문과 응답을 못 외워서 아무리 미사 통상문을 봐도 따라가기가 어려웠고 강론은 진짜 하나도 못 알아듣겠다. 이게 들리는 날이 오려나...? 오겠지? 미사 끝나고 집..
(D+3) 토요일. 맑았다 흐렸다 때때로 비 버스를 타고 오클랜드 시티에 나가서 유학원과 어학원의 위치를 파악했다. 학원 바로 근처가 항구라 관광지 느낌이 나고 번화해 보였다. 그래서 물가는 아주 비쌀 것 같은 느낌.... 발길 닿는 대로 돌아다녔는데 고가품 샵들이 모여 있는 곳도 있고, 가게와 음식점이 아주 아주 많았다. 대성당이 있길래 잠깐 들어가서 기도를 드렸다. 다시 버스를 타고 글렌필드 쪽에 있는 성당에 내렸는데 미사 중이었다. 20분만 일찍 왔으면 미사 참여도 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네. 홈스테이 집에서 도보 30분 거리라 꽤 멀지만 여기가 그나마 가장 가까운 동네 성당이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어째 배터리가 간당간당하더니 집 근처 다 와서 휴대폰이 꺼져서 집 근처에서 한참이나 뱅뱅 돌았다...
(D+2) 금요일. 흐리고 비 전날 너무 추워서 전기장판을 찾으러 글렌필드 몰에 가 봤는데 아무 데서도 전기장판은 팔지 않았다. 직원이 왜 여름에 그런 걸 찾냐고 묻기에 추워서 그렇다고 대답했더니 뉴질랜드의 여름은 춥지 않다고 했다. 전 추워서 사러 온 건데요.. ㅠㅠ 결국 선크림, 바디로션 같은 것만 사고 돌아오는 길에 글렌필드 도서관이 있길래 들어가 봤다. 자리는 많고 사람은 없어서 쾌적했다. 주말엔 여기 와서 공부해도 괜찮을 것 같다. 집에 와서 Josielyn(호스트 아주머니)에게 두꺼운 이불을 얻었다. 한여름에 추위를 타는 내 몸뚱아리... 그래도 이불이 있어서 다행히 따뜻하게 잘 수 있었다. 어제는 춥고 밖에 빗소리는 들리고 서러웠는데 따뜻하니 한결 낫네.
(D+1) 목요일. 비바람 입국 전화개통 홈스테이 도착 방정리 도착한 뉴질랜드 공기에선 풀냄새 같은 것이 났다. 스콜 기간이라 이번주 내내 비가 내린다고 한다. 날짜상으론 한여름인데도 으슬으슬하니 날씨가 추워서 여름이라는 게 실감이 안 났다. 공항에서 휴대폰 유심을 개통했다. 한국은 본인 인증 문제 때문인지 외국인의 경우 내국인과 다른 시스템으로 유심을 사용할 수밖에 없어서 불편한데, 여기는 누구나 동일한 조건으로 유심을 개통할 수 있었다. 나는 Vodafone 통신사에서 개통했는데(2023 현재는 One NZ로 사명 바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한 달 동안 쓸 만큼 미리 결제해서 사용하는 Prepay 옵션을 선택했다. 데이터나 통화가 모자라면 추가로 충전할 수 있다고 한다. 유학원에서 공항으로 마중 나..
다녀올게요! 살면서 수많은 마지막과 시작, 이별과 만남이 있었고 지금도 그중 하나겠지만 어느 때보다 의미 있는 순간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짧은 기간 동안 한국에서 맺었던 여러 소중한 인연을 만나면서 항상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함께 했음을, 살면서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고, 지금도 받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한국을 잠깐 떠나면서 이제껏 살아온 30년을 돌아보니 참 열심히 잘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 떠나는 날에도 그런 생각이 들면 행복한 삶일 것 같다는 생각도. 늘 하는 생각이지만, 내가 스스로 무언가 이루었다기보다 시기가 맞아서, 사람을 잘 만나서, 운이 따라서 잘 지내왔던 것 같아요. 성실하게 지내온 것도 분명 영향이 있겠지만 나의 노력만으로 삶이 이루어져 왔다고 생각하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