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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NZ+267) 목요일. 맑음 집도 회사도 문제 힘든 것에 내성이 부족한 나 조금 더 되는대로 살자 다짐 지금 내외적으로 아주 불안정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 집도 회사도 문제가 많다. 누구의 인생에나 사연은 있기 마련이지만 구구절절 쓰기도 애매할 만큼 동시다발적으로 문제가 생겨서 멘탈 탈탈인데, 다른 사람들이랑 통화하다 보니 생각보다 대수롭지 않은 상황 같기도 하다. 나는 곱게도 자랐다. 여기 와서 내 뜻대로 인생이 살아지질 않으니까 더 그랬다는 걸 느낀다. 그렇다고 한국에서 힘들지 않았냐 하면 그건 아니다. 크게 실패해 본 적이 전혀 없는 인생을 살아왔음에도 나는 왜인지 항상 힘들었다. 이래서 힘들고 저래서 힘들고. 그리고 지금 뉴질랜드에서도 물론 힘들다. 아주 힘든 상황을 겪어본 사람은 사소한 고난..
(NZ+262) 토요일. 맑음 낮에 성당 친구들과 Raw power cafe라는 베지테리언 레스토랑에 가서 big breakfast를 먹고, 저녁엔 정민언니 만나서 여기서 처음으로 핫팟을 먹어봤다. 주말에 만사 귀찮아서 집에만 처박혀 있으려고 하는데 찾아주고 불러내 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활기차게 주말을 보낼 수 있는 것 같다. 특히 정민 언니랑 회사 생활부터 일상 얘기까지 많은 얘기를 했는데 오랜만에 만나서 서로 소식 공유하는 것도 좋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마음이 되게 편안해졌다. 나는 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기 어렵고 태생적으로 걱정이 많은 성격에다 미래가 정해진 것 없이 불안하다 보니까 내년 5월까지 비자가 있는데도 항상 비자 3일 남아서 곧 쫓겨날 사람처럼 불안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 뉴질랜드에..
(NZ+260) 목요일. 맑음 은혜가 보낸 소포 화요일 휘윤 씨 마지막 비트윈 회식 풀리기 시작하는 날씨 쥐꼬리만 한 첫 월급 저번주 금요일에 내가 집에 없을 때 소포가 도착해서 아주머니께서 소포를 찾으러 오라는 종이를 부엌에 올려두셨는데, 최근에 나에게 소포를 보내겠다고 했던 사람이 없어서 그 종이가 내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 '누구 거지?' 하고 봤다가 내 이름이 적혀 있어서 오잉 했다. 궁금해하며 주말을 보냈는데 때마침 은혜한테 소포 아직 못 받았냐는 연락이 왔다. 보낸 사람이 은혜였구나! 찾으러 가야 되는데 계속 시간을 놓치다가 어제 드디어 찾아왔다. 소포를 뜯어보니 맨 위에 손편지와 시리즈로 된 책이 일곱 권 들어 있었다. 책을 잘 읽지 않는 나는 이걸 언제 다 읽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편지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