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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180528 | 좋은 선생님, 5분 레슨, 알버트 파크 본문
(NZ+145) 월요일. 맑음
- Helen 좋아지고 있음
- 5분 레슨 - Abstract painting
- 민아 씨랑 Albert park, 시티 산책
오늘 아침에 수업 워밍업으로 주말에 뭐 했는지 얘기했는데 주말에 카페에서 일해서 항상 비슷하다고 했더니 반 애들도 Helen도 한번 놀러 오겠다고 했는데 진짜 왔으면 좋겠다. FCE 들을 땐 Helen도 온화하고 좋긴 했지만 Kai가 워낙 에너제틱해서 Helen의 매력을 잘 못 느꼈는데 CAE 하면서 보니까 calm 하고 supportive 하고 볼수록 매력 있는 그런 타입이신 것 같다. 수업 중간중간 애들 집중시킬 때 망설이는 리액션도 수줍어 보이면서도 되게 귀여우시다.ㅋㅋㅋ 아침에 눈 뜰 때마다 '아..... 오전수업 가지 말까' 이 생각을 항상 하는데 나를 움직이는 큰 세 가지 이유는
1. 돈 냈으니까 가야지.(근데 돈은 옛날에 내서 별로 체감이 되진 않는다.)
2. 지금까지 결석 한 번도 안 했으니까 몇 주 안 남았는데 가야지.
3. 헬렌 보러 가야지.
이렇게여서 선생님도 꽤 큰 부분을 차지한다. 따지고 보면 거의 유일한 자발적인 이유인 것 같네. 선생님들 다 좋아서 과정 끝나고도 개인적으로 연락하고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욕심이겠지... 내가 부끄럼쟁이기도 하고, 따로 연락하기엔 나만 일방적으로 그들을 좋아하는 거지 사실 인간적인 유대가 깊지는 않고, 이 사람들은 이게 직장 생활이니까 따로 연락하려는 사람이 몇 명만 있어도 피곤할 것 같기도 하다.
오후 수업시간에 저번주에 다 끝내지 못한 5분 레슨을 이어서 했는데, Leslie가 abstract painting에 대한 발표를 하면서 activity로 진짜 물감이랑 붓을 들고 와서 잠깐 그려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오랜만에 아무 생각 없이 부담 없이 짧은 시간 붓질 하니까 좋았다. 참고로 나는 저번주 목요일에 발표를 했고 내 주제는 한국의 호칭이었다. 다들 되게 관심 있게 듣고 Anna는 그걸 기억했다가 오늘 나한테 엘렌 언니라고 불렀다. ㅋㅋㅋ 귀여워....
저번주 비 왔다 해 났다 바람 불었다 비 왔다 해 나는 미친 오클랜드 날씨가 반복되다가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았다. 오늘 아침에 10도 아래로 온도가 내려가서 처음으로 코트를 개시했는데 추워져서 그런지 날씨는 진짜 맑았다. 이대로 집에 가서 하루를 마치기 아쉬워서 카페 여자들에게 연락해서 공원 산책을 하자고 졸랐다. 휘윤 씨는 오늘 처음 영어학원 시작이라 같이 못 가고 민아 씨랑만 데이트했는데 Albert Park 처음 가봤는데 좋았다...! 저녁에 가면 나무 위에 사람이 앉아있다가 네 거 다 훔쳐간다고 조심하라는 이런 무서운 얘기만 항상 들어서 무서워서 혼자 가볼 생각은 안 했는데 낮에 가니까 굉장히 좋은 곳이었다. 앞으로 주말이나 학원 끝나고 종종 가야겠다.
집도 학원도 Hobson street에 있어서 맨날 그 쪽만 돌아다니는데, 사실 홉슨은 대부분 인도 아니면 아시아 사람 밖에 안 보여서 외국에 있는 느낌이 안 든다. 그런데 이번에 Symond Street 쪽에 가 보니까 백인들이 진짜 많아서 약간 유럽 같기도 하고 그랬다. 대학교 근처라 그런지 사람이 바글바글 많았는데 여기는 알면 알 수록 이상한 곳이다. Auckland University가 말도 안 되게 큰데, 얼마나 크냐면 시티의 절반이 대학교 부지인 느낌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시티가 코딱지만 하다는 얘기이기도 한데 하여튼 진짜 이상하다. 무슨 요만한 도시에 대학교가 저렇게 큰 게 있는 거지? 건물도 몇십 개는 되는 것 같다. 유리빌딩 너머로 과제를 하거나 농구를 하고 있는 대학생들 보니까 좋아 보였다. 영어로 전공 공부를 한다는 게 상상이 안 되기도 하고... 쟤네는 영어 잘해서 좋겠다 ㅋㅋㅋ 대학 서점도 구경하고(근데 엄청 작았다) 다시 시티 돌아와서 오락실도 가보고, 민아 씨는 저녁 약속이 있어서 헤어져서 집에 왔다. 덕분에 구경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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