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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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정착기

180702 | Lea 마지막 날, Yukino 플랫 나가기로 결정

치치댁 2023. 8. 29. 13:26

(NZ+180) 월요일. 맑음, 비

  • Lea YMCA 방문
  • Yukino 플랫 나가기로 함
  • Lea 마지막날 Red pig - Kaana, Lea

Lea가 내일 떠나서 오늘 마지막으로 같이 시간을 보냈다. 학원 끝나고 YMCA에 가서 Lea가 놓고 갈 수많은 물건을 득템 했다. 혼자 사는 방인데 키친이랑 화장실이 셰어인 거 빼면 되게 아늑하고 좋아 보였다. 히터도 얼마나 잘 되는지 엄청 따뜻했다. 거의 아무 도움도 안 되는 내 방 히터의 정체는 뭘까 싶어서 충격을 받았다. Kaana랑 나랑 물건들을 골라서 가졌는데 나는 옷들과 베개, 먹을 것 몇 개를 챙겼다. 내가 가져온 것 중에 제일 좋은 건 Manuka Honey다. 뉴질랜드 꿀이 좋대서 항상 사야지 사야지 했는데 생각보다 만만한 가격이 아니어서 쳐다만 보고 사진 않았는데 이렇게 얻게 됐네! 보니까 거의 먹지도 않았던데... Lea 머리 땋는 것도 구경하고, 음악도 좀 듣다가 짐을 두러 집에 왔다.

집에 왔더니 큰 뉴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룸메이트가 이제 남자친구 집으로 갈 거라서 2주 후에 나간다고 했다. 파트너 비자를 생각하는 것 같다. 그동안 주말마다 남자친구네 집에서 지내서 방 혼자 쓰는 것 같고 좋았는데 아예 나가게 됐네... 그래서 집 주인 아주머니가 코리안포스트에 방을 올려놓으셨다고 한다. 좋은 룸메 들어와야 되는데... 같이 살던 룸메는 반 친구였으니까 누군지 알고 시작해서 좋았고, 막 엄청나게 친해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필요한 거 얘기하고 무던하게 잘 지낼 수 있는 성격이라 좋았는데. 다음 룸메는 확실히 한국 사람이 들어올 테니 이제 영어 쓸 기회는 더더욱 없어지겠다.

다시 나가서 Lea랑 Kaana랑 같이 저녁을 먹었다. 저번에 만났을 땐 일본 음식을 먹었으니 이번엔 Red pig에 가서 Korean BBQ를 체험했다. 며칠 전에 사람들이랑 가서 삼겹살 먹었을 때도 괜찮았는데 오늘은 다른 사람이 양념갈비를 추천하길래 그걸 먹어봤다. Lea가 치킨도 먹고 싶대서 반반으로 시켰다. 한국에서 맨날 다른 사람이 구워주는 고기만 먹다가(구우려고 해도 못 미더워서 늘 집게를 뺏겼다.) 내가 구우려니까 안 해본 거 엄청 티 나고... 고기 자르는데 Kaana가 "도와줄까?" 물어봤다. ㅋㅋ 그래도 많이 안 태우고 나름 선방했다. 다들 맛있게 잘 먹어서 다행이었다. 알고 지내는 한국 사람들이 고깃집 중에 여기가 제일 낫다고 했는데 그런 것 같다. 너무 비싼 게 문제지만 맛은 있다. 먹고 난 후 카페에 가서 한참 수다를 떨었다. 곧 가는데 기분이 어떤지, 아이엘츠 반 얘기도 하고, 캠브리지 코스 때 좋았다는 얘기,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의 차이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서로 다른 국가의 사람들이 모이면 문화에 대한 게 가장 흥미로운 토픽인 것 같다. 아이엘츠 반 애들은 너무 자기 얘기만 하고, 억양도 강하고 대화가 이어지질 않는데 CAE 사람들 만나니까 좋았다. 대화가 어려운 건 코스의 특성인 걸까 개인의 성향인 걸까? 계속 대화하는 느낌이 아니니까 약간 스트레스받는다. 그냥 기본 소양의 문제 같긴 한데. 아이엘츠 이제 4일밖에 안 남았는데 반 친구들이 그저 그래서 코스 끝나는 건 아쉬운데 빨리 끝났으면 싶기도 하고 애매하다.

 

여하튼 Lea 마음이 많이 가는 친구였는데. 친구라기엔 18살이지만 여기선 그냥 다 친구니까. 그리고 그 친구가 나보다 더 성숙한 것 같다. ㅋㅋㅋ 뉴칼레도니아 돌아가면 한 달 있다가 다시 프랑스에 가서 메이크업 공부한다는데 즐겁게 지냈으면 좋겠다! 어린데도 참 예의 바르고 배려심 넘치고 생각도 깊어서 예뻤던 친구. 또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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