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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180709 | 뉴질랜드 취업 준비 시작 본문
(NZ+187) 월요일. 맑음, 비
- 학원 안 가는 첫날 아침 부지런하게 생활하기
- 민아 씨랑 Between
- Aaron
- 플랫 다 함께 저녁식사
- 공포의 취준 기간
학원 안 나가는 첫날. 앞으로 한동안 이런 생활의 연속일 텐데 첫날부터 폐인같이 보내면 안 될 것 같아서 7시에 눈이 떠지길래 일어났다. 학원 다닐 때보다 오히려 더 일찍 일어났네. 학원 갈 때는 항상 바나나 까서 손에 들고 뛰쳐나가기 바빴는데 오늘은 여유롭게 주스도 갈아 마시고 어제 카페에서 받아온 스콘도 먹었다. 학원 다닐 때 아침에 갈아 마시려고 옛-날에 샀던 시금치가 지금은 거의 흐물거리는 상태가 된 건 안타깝다. 모든 야채는 항상 썩기 직전에 먹게 되는데 <상하기 직전 야채 섭취의 법칙> 이런 걸 정립해야 될 것 같다.
오랜만에 길게 샤워하고 새로운 사람 들어오기 전에 샤워 부스도 청소하고, 오늘은 꼭 Cover letter를 마무리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잠깐 컴퓨터를 켜서 쓰다가 민아 씨랑 얘기도 좀 하고 밥도 먹으러 Between에 갔다. 항상 주문받고 서빙하다가 누가 가져다주는 음식을 받으려니 기분이 이상했다... 어제 Jeff가 룸메이트랑 서프라이즈처럼 놀러 와서 먹었던 미트볼이 맛있어 보이길래 오늘 시켰는데 다진 고기 안 좋아하는 편인데도 맛있었다! 민아 씨가 나 이제 백수라면서 자몽티도 사줬는데 그것도 진짜 맛있었다. 사장님이 파티시에님이 방금 구운 거라면서 퐁당 쇼콜라 같으면서도 모양은 쿠키 같은 걸 주셨는데 그것도... 카페에서 일하는 사람들 몇 명 빼고 거진 다 만나서 반가웠고 수다도 엄청 떨었다.
그러고 나서는 한 시간 좀 안되게 Aaron을 만났다. 얘는 저번에 나한테 길 물어보다가 잠깐 얘기를 나누게 돼서 연락하고 지내자고 했던 앤데 계속 문자 해서 한 번 만나자고 하다가 드디어 만났다. 여기 있으니까 별 희한하게 생기는 관계들이 다 있다.
이제 곧 Yukino가 나갈 예정이라(이미 짐도 거의 다 뺐고 이미 나간 거나 다름없다.) 아주머니께서 집에서 같이 밥 먹자고 하셔서 저녁을 먹었다. 월남쌈을 준비하셨는데 손이 많이 갔을 것 같다. 꼭 그래야 하는 것도 아닌데 나간다고 이렇게 챙겨 주시는 게 참 감사하다. Yukino가 나 주려고 일본 과자 사 온 것도 마음이 참 고마웠다. 저녁 먹으면서 주인아주머니 딸이랑도 대화를 많이 했다. 딸은 회사 다니고 여기 친구들도 많으니까 항상 바빠서 집에서 잘 마주칠 일이 없어서 ‘안녕하세요’가 대화의 전부였는데, 오늘 얘기해 보니까 뭔가 잘 도와주고 귀여운 성격인 것 같다. 내가 요새 직업 구해야 된다고 하니까 찾을 수 있는 사이트 알려주고, 서류 작성이랑 면접 팁 같은 것도 주고, 채용 대행 사이트 같은 에이전시에 정보 등록해 놓으면 좋다는 얘기도 해 주고 나보다 더 열심히 검색해 줬다. 그리고 뉴질랜드에서 할인쿠폰이나 딜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도 추천해 줬다. 성심성의껏 알려주고 도와주는 게 고마웠다.
Cover letter는 계획했던 대로 오늘 안에 어찌어찌 마무리 하긴 했는데 포트폴리오는 아직 손도 못 댔다. 내일도 할 시간 거의 없는데 빨리 해야 되는데... 수요일까지 어느 정도 끝내는 걸 목표로 해야겠다.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아서(그중에도 진짜 특별히 고마운 사람이 또 따로 있다.) 나만 잘하면 돼! 학원도 안 나가는데 심리적으로는 더 여유가 없는 공포의 취준 기간이 시작됐다. 한국에서 대학 졸업하고 취준 했을 때도 애들이 나는 빨리 취업 안 됐으면 말라죽었을 거라고 그랬는데 지금도 약간 그 상태다.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짧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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