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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729 | 호주 여행 여섯째 날 (앨리스 스프링스, 캠퍼밴 렌트) 본문

해외 여행/호주 여행

180729 | 호주 여행 여섯째 날 (앨리스 스프링스, 캠퍼밴 렌트)

치치댁 2023. 9. 18. 12:33

일요일. 맑음

  • Melbourne > Alice Springs
  • Erldunda Roadhouse

아침 일찍 공항에 차를 반납하고 기계로 체크인하고 짐까지 보냈다(이건 유럽에서도 해봤는데 다시 하려니 처음 해보는 것 같았다). Gloria Jeans Coffee에서 커피랑 크루아상을 먹고 9시 반 비행기를 타고 Alice Springs에 갔다.

Alice Springs 오후 날씨는 긴팔 얇은 거 하나 입으면 딱 맞는 날씨였다. 여기는 워낙 인적이 드물다 보니 말하는 곳에 공항버스가 사람을 내려주고 공항 가는 날도 거기서 다시 시간 약속을 해서 픽업하는 시스템이었다.

Apollo 렌터카 회사에 내려서 옵션을 조금 더 추가해서 차를 빌리기로 하고 계약서를 작성했는데 마지막에 차에 대해 설명하면서 갑자기 수동 운전을 할 수 있냐고 물어봤다. 우리는 예약한 건 오토여서 황당해하며 자동으로 예약했다고 얘기하니까 지금 자기네가 수동밖에 없다고 오토를 받으려면 다른 회사에서 가져와서 청소를 해야 돼서 한 시간 더 걸리는데 빨리 해주겠다고 했다. 여기 범죄율이 높아서 원주민들이 캐러밴 창문을 깬 차가 두 대나 된다고 아까 얘기했는데 내 생각엔 그게 오토였을 것 같다. 창문이 오늘 아침에 깨진 게 아니면 진작에 오토를 가져다 놔야지 이런 경우가 어딨어...

6인승 캠퍼밴을 빌리는 거라 차 자체가 엄청나게 커서 안 그래도 운전이 걱정되는데 별 일이 다 있다 정말. 우리는 해 떨어지기 전에 캠핑장에 도착하는 게 원래 계획이어서(심지어 렌터카 회사에서도 해 떨어지면 캥거루 나온다고 운전하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했다) 장을 보고 출발하려고 했는데, 차 빌리는 문제로 계획이 틀어져서 얘기했더니 그러면 자기네가 택시를 불러주겠다고 먼저 장을 보라고 했다. 업체 잘못으로 이런 불편이 초래된 건데 최소한 택시비는 내줄 수 있지 않나...? 아니면 금액을 좀 할인해 주든지. 아무 보상도 없고 거지 같았다. 같이 가신 분도 나처럼 뭔가 억울했는지 따지고 싶어 하는 눈치였는데 다른 분이 좋은 마음으로 여행 와서 그러지 말자고 해서 엄마랑 친구분은 장 보러 가시고 나랑 엄마친구 남편 분은 차를 빌릴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렸다. 근데 기다리면서도 일 처리하는 꼴을 보고 있자니 열이 받았다. 직원도 몇 명 안 되고 청소하는 사람도 한 명이라면서 내내 기다리고 있던 우리 거부터 빨리 처리해 줄 것이지 다른 손님 오니까 또 그거 다 봐주러 가는 것도 마음에 안 들고, 내가 봤을 땐 아까 청소 다 했는데 자기들끼리 소통을 안 해서 일이 진행이 안 되는 것 같았다. 선셋 때문에 출발해야 될 것 같은데 언제쯤 다 되냐고 물어보니까 그제야 다른 직원한테 가서 물어보더니 거의 다 됐다고 미안하다며 최대한 빨리 해주겠다고 말은 잘했다. 정작 일처리는.... 쯧. 한국처럼 사람을 쥐어짜고 싶은 건 아니지만 상황을 봐가면서 적당히 좀 꾸물거려야지... 우리가 동양인이라 인종차별인가 하는 별 생각이 다 들었는데 청소 다 하고 설명은 또 엄청 친절하게 해 줬다. 알 수가 없다 정말... 그냥 얘네의 성향인가 보다.

드디어 차를 빌리고 슈퍼마켓에서 나머지 일행을 픽업해서 캠핑장으로 향했다. 해가 떨어지고 조금 더 가니까 도착했다. 캠핑장 예약을 하고 갔어야 됐는데 통신이 하나도 안 잡혀서 뭘 할 수가 없었다. Erldunda Roadhouse 도착해서 보니까 powered site는 이미 다 차서 unpowered site에 세울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캠핑장에서도 통신은 안 잡히고 와이파이도 리셉션 내부에서만 돼서 거기서 검색하고 공중전화로 다른 캠핑장을 예약했다.

차에 배터리랑 가스가 있어서 조명은 몇 개 켜고 밥도 해 먹을 수 있었다. 근데 전기가 없으면 히터가 안 돼서 양 발과 등, 배에 핫팩을 붙이고 엄마가 가져온 침낭에 들어가서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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