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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727 | 호주 여행 넷째 날 (브라이튼 배상 박스, 필립 아일랜드 펭귄 퍼레이드) 본문
금요일. 맑음
- St Kilda Pier
- Brighton Bathing Boxes
- Murrays Lookout
- Phillip Island Nature Parks Penguin Parade
오전에 차를 세워두고 St Kilda Pier 쪽을 산책했다. 무료주차 가능한 곳을 찾아 헤매다가 결국 못 찾아서 돈 내고 차를 세웠다. 멜버른의 스카이라인이 한눈에 들어왔다. 요트 주차장이 있어서 요트가 엄청나게 많이 세워져 있었다.
그리고 알록달록한 색깔의 창고가 특징적인 Brighton Bathing Boxes를 보러 갔는데 개성 있고 예쁜 창고는 몇 개 없었다. 엄마들이 겨울인데도 애들을 데려와서 바닷가에서 모래 놀이를 하고 있었고, 창고를 새로 칠하는 사람도 있었다. 거기서 웨딩 사진 촬영 중인 커플도 있었다.
Phillip Island 가는 길에 Murrays Lookout을 들렀는데, 거기서 보니 멜버른 시티가 아주 아주 흐리고 작게 보였다. 양 쪽으로 만처럼 굽어지는 바다가 보이는 게 예뻤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펭귄 퍼레이드였다. 해 지는 시간에 펭귄들이 집에 돌아오는 걸 구경하는 건데 동물원에서는 펭귄을 본 적이 있어도 자연에서는 본 적이 없어서 기대되긴 했지만 뭐 얼마나 대단할까 싶긴 했다. 좀 더 멀리서 보는 옵션과 가까이서 보는 옵션(거의 두 배 가격 )이 있었는데 이왕 보는 거 가까이서 보기로 했다. 5시에 입장해서 주의사항과 설명을 듣고, 오늘은 달이 밝아서 펭귄들이 6시 15분쯤 올 것 같대서 기다렸다. 펭귄 보호를 위해서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고 했다. 흑흑...
원래는 펭귄들이 물에서 나오는 것까지 볼 수 있다는데 오늘은 돌에서 걸어오고 있대서 아쉽지만 나오는 장면은 못 봤다. 저 쪽에 있는 돌에서 털을 고르고 한참 쉬더니 걸어서 자기들 집을 찾아가는 걸 구경했다. 생각보다 엄청 가깝게 지나갔다. 우리는 둘째 줄에 앉아서 보고 있었는데 첫째 줄에서 맘먹고 손을 뻗으면 잡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웠다. 얘네가 세계에서 제일 작은 펭귄이고 유일한 블루 펭귄이라는데 진짜 너무너무 작아서 귀여웠다. 거의 비둘기만 한 것 같다. 쪼꼬만한 애들이 막 걸음마 처음 배운 아기처럼 걸어 다니는데 성격 급한 애들은 막 뛰어갔다. 진짜 귀여워 죽음... 심장에 무리가 가는 장면이었다. 먹이를 구하러 한 번 나가면 잠도 바다 위에 떠서 자면서 일주일에서 길게는 몇 달까지 바다에서 지내다 온다는데, 그래서 돌 위에서 그렇게 쉬었다가 집으로 가는 걸까 싶어서 짠했다. 작은 친구들이 고생이 많아... 집에 가는 길에 무리 지어 일렬로 걸어가서 이걸 펭귄 퍼레이드라고 부르는구나 싶었다. 끝나고 집에 가는 길 옆으로도 몇몇 애들은 같이 걸어가기도 하고, 자기들끼리 소리 내면서 싸우기도 하고, 땅을 파서 숙소를 만들어서 들어가기도 했다. 보기 전에는 펭귄도 몇 마리 없고 금방 끝나겠거니 했는데 거의 이백마리도 넘게 본 것 같다. 그게 나간 숫자 전부가 돌아온 것도 아닐 텐데 거기 정말 많이 사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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