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오클랜드 카페
- 뉴질랜드 하이킹
- 뉴질랜드 트레킹
- 뉴질랜드 어학연수
- 뉴질랜드 북섬 여행
- 뉴질랜드 학생비자
- 오클랜드 음식점
- 캠브리지 CAE
- Great Walk
- 뉴질랜드 관광지
- 호주 여행
- 뉴질랜드 워킹 홀리데이
- 뉴질랜드 남섬 여행
- 뉴질랜드 취업 준비
- 뉴질랜드 트램핑
- 뉴질랜드 여행
- 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
- 캠브리지 FCE
- 외국인 친구
- 오클랜드 성당
- 그레이트 워크
- 뉴질랜드 학생비자 파트타임
- 뉴질랜드 워홀
- 뉴질랜드 일상
- 오클랜드 어학원
- 뉴질랜드 생활
- 영어공부
- 오클랜드 카페 파트타임
- 오클랜드 플랫
- 해외생활
- Today
- Total
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루트번 트랙 마지막날 & 키써밋 | Routeburn Track (Key Summit), Fiordland 본문
마지막날은 비가 계속 내렸습니다. 어제 워든이 이 아름다운 숲은 엄청나게 내리는 비 덕분에 존재할 수 있는 거라고, 비가 오면 그걸 기쁘게 포용하면 좋겠다고 했는데 비가 내리네요. 저도 그러고 싶었는데 아주 불청객같이 눈치 없이 터진 생리에 비까지 맞아 점점 축축해지니 불쾌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자고 일어났는데도 무릎이 완전히 회복이 안 됐고요... 역시 모든 게 좋기만 한 트레킹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인생이란. 비 오고 안개가 껴서 우중충한 와중에도 Earland Falls는 멋있었습니다. 압도하는 규모에서 쏟아져 나오는 엄청난 물안개가 장대했습니다.
마지막날도 키써밋을 가기 위해 샛길로 빠지는 코스가 있는데, 다들 물에 젖은 생쥐가 돼서 와들와들 거리는 상태에다가 부모님께 말씀드린 픽업 시간까지 여유가 많이 없어서 포기했습니다. 쨈이 거기서 진짜 예쁜 이끼를 볼 수 있댔는데 아쉬웠습니다. 딱 제가 좋아할만한 스타일일 것 같은데 할 수 없죠.... 내려가는 길에 아버지가 올라와 계셔서 반가웠습니다. 거기서부터 같이 내려갔습니다. 도착해서 오래간만에 어머니랑 몽구한테 인사하고 젖은 옷을 갈아입고 중간중간 먹고 화장실 가는 것만 제외하곤 거의 10시간 이상을 운전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버지가 진짜 고생하셨습니다. 우리 픽업하러 오신 것까지 생각하면 진짜 눈떠서 생리작용 하는 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운전만 하신 셈입니다. 덕분에 편안하게 루트번 트랙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일년 후, 키써밋 트랙에 다시 다녀왔습니다.
날이 흐리고 아주 약간 빗방울이 떨어지는 때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풍경은 많이 가려지지 않고 잘 보였습니다. 키써밋을 지나서 추가로 더 올라간 구간이 있는데 거기가 아주 멋졌습니다.
키써밋 알파인 네이처 워크(Key Summit Alpine Nature Walk)를 걸으며 예쁜 웅덩이(Tarn)와 제법 알록달록한 이끼를 볼 수 있었습니다. 전망대에서는 마리안 호수(Lake Marian)가 보였습니다. 전망대까지가 공식적인 키써밋 트랙인데, 전망대를 지나 위쪽으로 더 가 봤습니다. 그 방향은 길이 있긴 한데 트랙 표시는 안 되어 있고, 수풀을 헤치고 진흙탕과 숲 속을 지나서 가야 했습니다. 덕분에 원래 예정보다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 더 걸어야 했지만 뷰는 정말 멋있었습니다.
추가로 걸은 구간은 트랙이 어디까지 진행되는지 정보가 전혀 없었는데, 쨈이 언덕 너머의 풍경이 보이는 데까지 가겠다고 해서 계속 걸어야 했습니다. 그러다 언덕 위로 올라가니 360도로 전체가 다 보이는 곳이 나왔는데 거기가 정말 광활하고 멋졌습니다.
다시 내려와서 네이쳐 워크에서 쨈이 말했던 이끼가 예쁘다는 곳을 봤는데 형광에 가까운 연두색과 갈색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쨈은 예술가의 팔레트 같다고 얘기했는데 날이 흐려서 그런가 아주 감명 깊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햇빛이 있어서 색이 선명하고 하늘이 파란색이면 그 정도로 예쁠 것 같기도 합니다.
+ 재밌었던 에피소드 하나.
키써밋 웅덩이쪽에서 쨈과 말하면서 가고 있었습니다. 올라갈 때 인사했던 동양인+서양인 커플이 웅덩이 앞에서 쉬고 있다가 여자분이 우리가 한국어 쓰는 걸 들으셨는지 본인도 한국인이라고 말을 걸며 반가워하셨습니다. 그분도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오셨대서 신기해하며 얘기를 나눴는데 이것저것 물어보시다가 유튜브 같은 거 하냐고(갑자기?ㅋㅋ) 하셔서 채널명을 알려드렸습니다. 얘기를 다 나누고 체리도 두 알 주셔서 감사히 얻어먹고 웅덩이 영상을 찍고 있었는데, 왠지 제 영상을 본 것 같기도 하다고 다시 말을 거셨습니다.
👩🏻 혹시 시골같은 데 살지 않으세요?
👦🏻 어 맞아요.
👩🏻 아 그 드론으로 집 찍으시고?
👦🏻 악 ㅋㅋㅋㅋ 맞아요 강아지랑 고양이 있고!
👩🏻 소도 있고
👦🏻 아 걔넨 이제 없어졌어요. 영상 보셨구나 우와 신기하네요ㅋㅋㅋ
당시엔 구독자가 삼백명도 안 됐는데 제 채널을 아는 분을 만나서 갑자기 유명인사가 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가끔 놀랍도록 세상이 좁은 것 같습니다. 키써밋 트랙은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여덟 시간 넘게 운전해야 올 수 있는 곳인데…. 게다가 저희가 트레킹을 늦은 시간에 시작한 편이고 오며 가며 마주친 사람이 손에 꼽힐 정도인데 어떻게 그렇게 만날 수 있었던 건지 너무 신기했습니다.
루트번 트랙 셋째날과 키써밋 트랙을 더 생생하게 체험하고 싶다면 치치댁 유튜브 채널로 놀러 오세요.
https://youtu.be/9MkNu4hE_Qk?t=748
'뉴질랜드 여행 > 트레킹'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까지 힐링되는 마리안 호수 트랙 | Lake Marian Track (0) | 2023.02.24 |
---|---|
통가리로 알파인 크로싱 | Tongariro Alpine Crossing (0) | 2023.02.22 |
루트번 트랙 둘째날 | Routeburn Track, Fiordland (0) | 2023.02.21 |
루트번 트랙 첫째날 | Routeburn Track, Fiordland (0) | 2023.02.20 |
밀포드 트랙 마지막날 | Milford Track, Fiordland (0) | 2023.0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