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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번 트랙 첫째날 | Routeburn Track, Fiordland 본문

뉴질랜드 여행/트레킹

루트번 트랙 첫째날 | Routeburn Track, Fiordland

치치댁 2023. 2. 20. 10:39

피오르드랜드 쪽이 워낙 다우지여서 일기 예보가 3일 내내 흐리고 비라고 하길래 걱정했는데 시작 포인트에 도착할 때쯤 되니 해가 나면서 풍경이 너무 예뻤습니다. 눈 덮인 산과 흘러내리는 폭포, 차로 시작점까지 들어가는 숲길이 황홀했습니다. 쨈이 본인이 해본 여러 개의 트랙 중 단연 베스트로 뽑기도 했고 그에 상응하는 풍경이 시작도 전부터 펼쳐져서 무척 기대가 됐습니다. 생각해 보니 여태껏 트레킹 가면서 기대를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엔 루트번 트랙이 어떤 풍경을 보여줄지 설레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첫날은 거의 숲길이고 길이 잘 되어 있었습니다. 쨈이 루트번 트랙을 좋아하는 이유가 쉬우면서도 풍경이 계속 변하고 끊임없이 멋진 장면이 나와서 라고 했는데 확실히 길이 편안했습니다. 숲 사이로 내리쬐는 햇빛이 예뻤습니다. 중간중간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는 여러 개의 폭포를 지났습니다. 1시가 좀 넘어 출발해서 5시 반쯤 Routeburn Falls Hut에 도착했습니다.

밀포드 트랙에 새로 지어진 민타로헛을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본 헛중에 제일 크고 시설이 잘 갖춰져 있었습니다. 그레이트워크 중에서도 그레잇이구나 싶었습니다. 물로 내려가는 화장실이 있는 게 신기했고 주방은 가스도 구비되어 있고 저녁 9시까지 전기도 들어옵니다! 하긴 일반 헛 말고 같은 위치에 있는 가이드 헛은 온수 샤워도 할 수 있고 전기는 당연히 들어오고 침대도 있고 식사도 나오긴 하니까요. 비싸긴 하지만 짐도 거의 안 들고 편하게 산행을 할 수 있어서 부모님 효도관광으로 보내드리기 좋을 것 같습니다.

6:30에 헛 토크가 있어서 워든이 안전수칙과 날씨, 주변의 자연에 대해 설명해 줬습니다. 헛에는 작년 크리스마스 때 각국의 언어로 메시지를 적은 현수막이 걸려 있었는데, 그중 20개 이상 어떤 언어인지 맞추는 그룹에게 초콜렛을 주는 게임을 했습니다. 언니가 여러 나라 친구들이 많아서 지식이 많았던 덕분에 우리랑 또 다른 한 그룹이 각각 20개를 맞춰서 초콜렛을 반으로 나눠 받았습니다. 저는 한중일영어 외엔 전혀 모르겠던데 똑똑한 사람들이 정말 많구나 하고 새삼 생각했습니다.

니콜라이가 카지노라는 카드 게임을 알려줘서 좀 하다가 하루를 마무리 했습니다. 

 

루트번 트랙 첫째날을 더 생생하게 체험하고 싶다면 치치댁 유튜브 채널로 놀러 오세요.

https://youtu.be/cvE5qgKWjX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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