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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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정착기

181113 | Whangarei 회사 인터뷰, 정민 언니, 방 뺄 날짜 확정

치치댁 2023. 12. 4. 11:13

(NZ+314) 화요일. 맑음

7시 반에 Inter City를 타고 Whangarei로 향했다. 마음은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몸은 긴장했는지 어제 별로 편하게 못 잤다. 교환학생으로 한 학기 왔다가 끝나서 여행 가는 중이라는 옆자리 네덜란드 여자애랑 잠깐 대화를 하고 대부분 자면서 갔다.

도착해서 사무실을 찾아가니 10:45쯤이었다. 차도 옆 1층에 있는 출입문을 열자마자 사무실이라 조금 놀라웠다. 팀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테이블 위에 미리 프린트 해놓은 회사 작업물들을 보면서 설명을 들었다. 장애인 단체부터 꽃집, 개인 초콜릿 가게까지 작업 스펙트럼이 다양했다. 사진은 보통 어디서 구하냐고 물었더니 이미지 구입을 하기도 하는데 로컬 느낌이 나는 게 중요해서 대부분 촬영한다고 했다. 사람들이 뉴질랜드는 디자인 못한다고 그랬는데 내가 느끼기엔 잘 하는 에이전시들은 또 잘 하는 것 같다. 디자인의 문제라기 보단 제작의 퀄리티가 낮아서 생기는 결과물의 문제인 것 같은 느낌... 브랜드 아이덴티티 만들어주는 작업들을 쭉 보니 재밌을 것 같았다. 그래, 저런 거 하고싶다고...

Skype call로 만났던 Mark랑 Brya 말고도 다른 직원들 옆에 가서 회사에서 쓰는 프로그램과 사용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꽤나 상세하고 자세하게 설명을 해줘서 거의 인수인계 받는 느낌이었다. 데이터도 많고 좀 복잡해서 실제로 사용하게 되면 적응하는 데 한참 걸릴 것 같다. 점심 시간이 되어서 Brya가 같이 회사 주변 동네를 한 바퀴 돌면서 보여주고 전화로 주문한 음식을 픽업해 와서 같이 밥을 먹었다. 기존 파일을 주면서 그 브랜드의 리뷰 카드를 디자인하는 과제를 줘서 잠깐 디자인도 했다. 이것저것 하다가 돌아오는 버스가 2:45이라 시간이 다 되어서 나왔다. Brya가 버스 정류장까지 데려다 줬다. 네 시간이나 있었는데도 바쁘고 시간이 모자라는 느낌이라 신기했다. 인터뷰라기보다는 거의 1일 회사 체험에 가까웠던 것 같다. 주변 사진 한 장이라도 찍어와야지 했는데 사진 찍을 정신이 없어서 못 찍었다.

스카이프 때부터 느낀거지만 사람들은 진짜 친절하고 좋았다. 다른 팀원들도 그랬다. 키위들 많이 못 만나봤지만 티피컬 로컬 키위는 이럴 것 같은 느낌... 키위들 말하는게 억양도 그렇고 쫑알쫑알 느낌이라 귀여운 것 같다. 특히 여자들. 다들 편하게 대해주고 일도 재밌어 보이고 일하면서 배울 것도 있을 것 같아서 여기 되면 좋겠다 정말로... 버스정류장 가는 길에 물어봤더니 다른 지원자도 한 명 더 보기로 했다고, 나랑 그렇게 두 명이라며 다음주에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했다. 근데 영국인이라고 해서 막판에 불안해졌다. 그 사람도 워홀 비자라는 거 보니까 누가 되더라도 워크 비자 지원 받아야 되는 건 마찬가지지만 영국이면 뉴질랜드랑 문화도 많이 공유하고 일단 영어는 확실히 잘 할테니까. 성격이나 작업이 내가 월등히 좋지 않으면 합격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싶어서 자신 없어지긴 했는데 몰라.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기다려 봐야지... 되려면 될 것이고 안되면 내 자리가 아닌거겠지.

다시 버스를 타고 오클랜드로 왔다. 왕복 여섯 시간. 빡세긴 하다 진짜. 뭐가 됐든 다음주까지만 오클랜드에 있을거라 진짜로 사람들한테 인사를 해야 돼서 오늘 급 정민 언니랑 만났다. 명가에 가서 육회비빔밥이랑 열무국수를 먹었다. 얘기를 나누는데 아쉬웠다. 말하면서 또 한번 성격이 진짜 비슷한 면이 있다는 걸 느꼈다. 좀 친해졌다 싶었는데 헤어지다니. 잘 들어주고 얘기도 잘 해줘서 재밌고 고마웠는데... 맨날 얻어먹어서 오늘은 진짜 내가 산다고 카운터에 먼저 갔는데 거절당했다... 마지막까지 밥을 못산다. 으으.

아침에 플랫 아주머니께 26일에 방 뺄거라고 얘기했는데 오늘 돌아와 보니까 둘이 친구인 사람이 들어오기로 했는데 한 명은 15일, 다른 한명은 26일에 들어올 거라고 했다. 아줌마 사람 한참 안 구해져야 정신... 그래도 못차리겠지만 바로 잘 풀리니까 뭔가 배아프다. 단기로 살고 있는 룸메가 아침에 일주일 더 연장할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이따 얘기하자고 했다던데 장기 뷰잉하러 오니까 그렇게 홀랑 받냐... 법적으로 문제될 부분은 없긴 한데 진짜 인정머리 없다. 15일이면 당장 하루만에 집 구해서 나가라는 소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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