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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180130 | 운수 좋은 날. 취업과 플랫 구하기 한 번에 성공! 본문
(NZ+27) 화요일. 맑음
- Between 취직
- 시티 렌트 구함
- 다영언니가 도와준 선글라스 부품 택배
오늘 아침에 일어나 보니 집에 아무도 없었다. 루나는 학교가 8시에 시작하나? 왜 이렇게 빨리 나갔지... 내가 착각해서 한 시간 늦게 일어난 줄 알고 심장이 철렁했다.
오늘 Kai가 안 오고 또 Bruno가 들어왔다. 무슨 일이냐니까 정확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휴일에 갑자기 아프게 됐나 ㅠㅠ 별 일 아니어서 내일은 Kai가 왔으면 좋겠다.
오늘 수업 중에 Between에서 연락이 왔다. 오?! 어제 다른 사람이랑 일하게 됐다고 메일을 받았는데, 주말에 그만두는 사람이 한 명 더 생겨서 괜찮으면 같이 일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내가 따로 서비스직 경험이 있는 게 아니라서 어차피 다른 데 넣어도 붙기 어려울 것 같아 그러겠다고 했다. 직원들은 한국인인데 손님들은 거의 다 외국인이니까 잘해봐야지! 비트윈이 카페 중에서도 업무강도가 높은 편이라고 들었는데 여기서 잘 배워야겠다.
수업 끝나고 Yukino랑 서로 조사해 온 플랫을 비교해 봤다. 유키노는 휴일 동안 좀 아팠다고 많이 못 찾아왔는데 뭐 아무래도 상관없다. 시티로 옮기고 싶은 건 나니까! 근데 어제 검색한 게시물 중에서 링크가 사라진 게 되게 많았다. 시티는 매물이 진짜 빨리 빠지나 보다...... 얘기하면서 이 집이 제일 좋겠다고 생각한 곳에 연락을 했는데 지금 보러 와도 된다고 하셔서 당장 갔다. 마루바닥(!)에 가격도 나쁘지 않고 여자만 네 명 사는 집인 데다가 다른 집이랑 비교해도 꽤 합리적인 가격이어서 '좋았으면 좋겠다' 하면서 찾아갔다. 시티는 한 집에 여섯 명씩도 살고 거실 셰어를 하는 집도 많아서 그런 곳으로 가면 삶의 질이 엉망이 될 것 같다. 그렇다고 그런 집이 획기적으로 싼 것도 아니다!
집을 봤는데, 보고 나니까 더 마음에 들었다. 생각보다 되게 넓고 햇빛도 잘 들고! 다른 것들은 다 차치하고서라도 제일 마음에 드는 건 집주인과 딸이 사는 집에 나머지 두 명이 우리여서 그렇게 총 네 명이라는 거다. 또래 애들끼리 사는 것보다 훨씬 관리도 잘 될 것 같고 안전할 것 같다. 집주인이 인상도 좋아 보이셔서 진짜 괜찮을 것 같다! 지금 당장 방이 비어 있는 데다가 시티는 방을 구하려는 사람이 많아서 오래 기다려 주기는 어려운데, 우리가 조용하고 깨끗하게 잘 지낼 것 같아서 같이 살면 좋겠다고 일주일은 기다려 줄 수 있다고 하셨다. 문제는 홈스테이에 나가겠다고 얘기하는 건데, 계약 상으로는 최소 2주 전에는 나간다고 통보를 해 줘야 해서 갑자기 나가게 되면 2주 비용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 다음 주에 이사하게 되면 일주일 홈스테이 비용은 날려야 된다는 얘기.. 어찌 됐든 처음 가 본 집인데 여기다 싶은 집을 만나서 기분이 좋았다.
버스를 타고 정류장에 내려서 집까지 걸어오는데 이제 곧 여기를 떠난다고 생각하니까 벌써부터 아련하다. 안녕 글렌필드... 한 달도 안 됐는데 벌써 정들었나 보다. 방 사진도 찍어놔야지. 내 첫 뉴질랜드 집...ㅋㅋㅋ
집에 오니까 선글라스 부품 택배가 와 있었다. 다영언니 다시 한 번 고마워요! 선글라스 끄트머리에 끼우니까 딱 맞게 들어갔다. 요 작은 걸 받으려고 그렇게 연락했던 거 생각하니까 웃기기도 하고 ㅋㅋ 이제 빠져서 잃어버리는 일 없었으면! 다시 선글라스를 쓸 수 있게 돼서 기쁘다.
그리고 매우 떨리는 마음으로 Josielyn에게 생각보다 빨리 이사해야 될 것 같다고 얘기했다. 언제를 생각하냐고 해서 다음 주라고 했더니 그럼 다음 주 비용까지만 내고 나가라고 말해주셨다....! 흐어엉 와 오늘 뭐야? 진짜 운수 대통한 날... 오늘 일도 구하고, 집도 뷰잉 한 번만에 좋은 집 구하고, 한국에서 온 소포도 받고, 홈스테이 비용 문제도 해결하고! 와아아~ 친구들한테 말했더니 너 운수 좋은 날 결말 아냐며 조심하라고 해서 오늘 밤에 죽지 않길 기도해 달라고 했다. 오늘은 방에 콕 박혀 있어야지. 하 오늘 너무나 기쁜 하루다!!!! 꺅꺜ㅋㅋㅋ
저녁 먹으면서 Host family에게 취직했다고 얘기하니까 잘됐다고 같이 축하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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