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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뉴질랜드 남섬 설산 트레킹 | Foggy Peak, Canterbury 본문
마오리 새해가 시작되는 Matariki가 올해부터 공휴일로 지정돼서 트레킹을 갔습니다. 쨈이 2주 전부터 Foggy peak 가야 된다고 노래를 불렀거든요. 트랙이 잘 되어 있는 곳이 아니고 경사가 꽤 있는 지속적 오르막이라 별로 내키진 않았지만 다른 대안도 없고 해서 강아지가 허용되는 트랙이라 몽구를 데리고 갔습니다.
가는 길에 산에 눈이 꽤 많이 덮여 있었는데 슈가파우더를 뿌린 듯 체 쳐진 모양같이 쌓여서 예뻤습니다. 트랙은 Porters pass viewpoint에 주차를 하고 거기서부터 걸어서 올라갈 수 있는데, 전망대에서 드론을 날리려고 했지만 바람이 강해서 못 띄우고 가방에 넣어서 출발했습니다.
아주 초반부엔 주황색 봉으로 표시가 되어 있었지만 곧 사라졌습니다. 계속 자갈길이 이어졌는데 조금 올라가니 눈이 쌓여있는 구간이 많아지다가 나중엔 거의 눈밭이었습니다. 절반쯤 올라가니 발이 푹푹 빠질 정도로 눈이 무릎보다 높게 쌓여 있었습니다. 눈이 얼어 있어서 밟아도 저 밑까지 쑥 꺼지진 않고 발목 정도까지 들어갔습니다. 시야가 높아지자 린돈 호수(Lake Lyndon)와 평야가 한눈에 들어와서 예뻤습니다. 딱 그쯤에 해가 났다가 예쁜 모습을 보여주고 다시 흐려졌습니다.
경사가 심한 자갈/눈길이라 미끄러지면서 올라가서 힘들기도 했지만 그건 전혀 문제가 아닐 정도로 더 큰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바람입니다. 올라가고 내려오는 내내 정말 단 1초도 잦아든 순간이 없었습니다. 바람이 너무 심해서 손은 깨질 것 같지, 머리카락은 모자 썼는데도 자꾸 날려서 눈앞을 가리고 얼굴을 때리지(머리카락 싸대기가 이렇게 아플 수 있다니), 귀에선 하루 종일 웅웅거려서 정신은 하나도 없지.. 정말 하도 정신머리가 없어서 딱 십 초만 멈췄으면 싶었습니다. 올라가는 내내 말도 안 되지만 ‘바람 죽인다🤬’ 이 생각만 하면서 올라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했던 것 중에 가장 화나는 트레킹이었습니다.
중간 좀 지나서 평평한 곳이 나올 즈음 바람이 갑자기 더더욱 심해져서 거의 바닥에 붙어서 걷지 않으면 중심을 잡기 어려울 지경이었습니다. 끝까지 올라갈지 그냥 내려갈지 고민을 하다가 계속 이 정도로 바람이 강하면 더 높이 갔다가 내려가는 것도 큰일일 것 같아서 결국 끝까지 못 가고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내려오는데 거의 세번은 엉덩방아를 찧으며 내려왔습니다. 다행히 눈 위라 아프지 않아서 별 상관은 없었습니다. 평소에는 등산스틱을 들고 가지 않는데 오늘은 등산스틱을 들고 간 게 신의 한 수였습니다. 없었으면 올라가는 것도 내려가는 것도 어땠을지 상상이 안 되네요. 몽구도 엄청 힘이 들었나 봅니다. 처음엔 신나게 잘 가다가 눈 위로 다녀야 돼서 점점 힘들어하길래 쨈이 여러 번 안아줬습니다. 발이 엄청 시렸겠죠😭 바람맞아서 얼굴은 계속 찌그러지고ㅋㅋ 거의 다 내려왔을 땐 애가 낑낑거리더라고요. 원래 낑낑대는 애가 아닌데 불쌍한 몽구🥺 더럽기도 엄청 더러워져서 집에 가서도 목욕 고문을 당해야 했습니다.
다리가 아프긴 했지만 너무 힘든 정도는 아니어서 날씨가 괜찮았으면 끝까지 다녀올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힘든 건 약간이지만 너무 많이 시달렸습니다. 저는 바람한테 시달리고, 몽구는 추위에 시달리고, 쨈은 우리한테 시달리고.. 드론, 점심, 물 다 싸들고 올라갔는데 아무것도 사용도 못 하고 먹지도 않고 물도 거의 못 마시고 무게만 무겁게 들고 다녔네요.
쨈은 이때 끝까지 못 올라가서 일주일 뒤에 혼자서 다시 다녀왔습니다. 날씨가 좋을 때 가겠다고 벼르더니 정말 좋은 날을 골라서 갔더군요. 일주일 전보다 눈이 더 많이 덮여 있었는데, 쨈이 찍어온 사진을 보니 확실히 높은 곳에서 보는 뷰가 더 멋진 듯합니다. Foggy Peak까지 올라가면 능선을 타고 더 높은 Castle Hill Peak까지도 갈 수 있는데, 거기까지 가면 해 지는 시간에 맞춰 내려올 수가 없을 것 같아서 두 봉우리의 중간쯤까지 갔다 내려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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