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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밀포드 트랙 첫째날 | Milford Track, Fiordland 본문
1시 25분에 테아나우 Fiordland National Park Visitor Centre 앞에서 트랙넷(TrackNet) 버스를 타고 테아나우 다운스(Te Anau Downs)까지 갔습니다. 거기서 또다시 페리를 타고 한 시간 조금 안 되게 가면 밀포드 트랙의 시작점이 나옵니다.
오스트랄라시아에서 가장 큰 담수호인 테아나우 호수(Lake Te Anau). 페리를 타고 지나가며 보이는 풍경엔 다른 세계의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시간을 거슬러 손을 타지 않은 태초의 자연으로 항해하는 것 같았습니다. 가이드 투어 그룹과 같은 페리였기 때문에 선박이 작지 않아서 흔들림 없이 편안하게 갈 수 있었습니다.
첫날은 클린턴 헛까지 한 시간 반(5km)만 걸으면 되는 짧은 일정입니다. 걷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가이드워크 롯지인 글레이드 하우스가 나왔습니다. 롯지 규모가 생각보다 엄청 커서 놀랍더군요. 같이 페리를 타고 온 가이드워크 인원이 적지 않았는데 그중에 젊은 사람도 많아서 의외였습니다.
롯지 앞으로 흐르는 클린턴 강(Clinton River)은 선명한 에메랄드 색이었습니다. 깊이가 깊은 것도 아닌데 초록빛이 선연한 게 신기합니다. 어떤 성분이 그런 색을 내는지 궁금하더군요.
첫날은 대부분 숲길이고 트랙을 따라 클린턴 강이 보였다 안 보였다 했습니다. 헛에 다 와 갈 때쯤 예쁜 이끼가 있는 웻랜드 워크(Wetland Walk)가 있었는데 끝까지 가면 탁 트인 장소가 나와서 주변을 둘러싼 산이 보였습니다.
트랙에 어미랑 새끼 웨카(Weka)가 지나가고 있었는데 새끼가 보송보송하니 너무 귀여웠습니다. 이 친구들은 날지 못하는 새라 더 발견하기 쉽기도 하고 개체수도 꽤 되는지 트레킹 내내 많이 보였습니다.
다섯 시에 헛 워든이 해주는 네이처 워크(Nature Walk)가 있어서 참여했는데 산장 주변의 식물들에 대해 설명해 주셨습니다. 일곱 시엔 헛 토크가 있다고 화이트보드에 적혀 있었는데 도착하고 보드를 안 봐서 참여를 못 했습니다.
첫날은 아주 아주 짧게 걷는 만큼 무게에 구애받지 않고 먹을 것을 챙겨 갔습니다. 무거운 햇반, 그리고 라면과 통조림.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더 장난 아니더군요. 와인을 병째로 가져오고 생고기를 가져와 스테이크를 굽고.. 다들 화려한 첫날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겨울이었으면 해가 빨리 져서 더 피곤한 느낌이기도 하고 빛이 없으니까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빨리 잘 텐데 여름이라 해가 길어서 열 시쯤 잠을 청했습니다. 그때까지도 여명이 남아 있어서 헤드라이트 없이도 활동에 불편함이 없어서 편리했습니다.
밀포드트랙을 더 생생하게 체험하고 싶다면 치치댁 유튜브 채널로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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