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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180319 | 승미 편지, 캠브리지 CAE 코스 시작, Lenten Talk 본문
(NZ+75) 월요일. 비, 맑음
- 승미 편지
- CAE 시작
- 그리운 FCE
- CYAC Lenten talk
아침에 승미가 보낸 편지가 와 있었다! 오늘 코스 새로 시작하는 날인데 하루 시작이 좋은 느낌 :) 여기서 처음 받은 편지다. 헤헤... 봉투 안에 엽서랑 승미가 그린 그림 인화한 게 들어있었다. 그림까지 같이 보내주다니 감동이다.
학원에서 Helen을 다시 보니 반가웠다. Kai는 나를 못 봤지만 나는 옆교실에서 수업하는 Kai도 봤다! 그런데 FCE 친구들이 하는 다른 코스는 다 Hobson campus에 있는지 아무도 못 만났다. CAE는 자리 다 빨리 채워질 것처럼 그러더니 오늘 가보니까 11명이었다. 원래 정원은 12명인데 홀수라 연습할 때 약간 애매할 것 같다. 같이 공부하게 된 친구들 이름은 Lea, Leslie, Kaana, Nicole, Vincent, Anna, Daiane, Daniel, Annika, Luis 다. 대부분이 다 뉴칼레도니아에서 온 사람들이고, 몇 명은 스위스, 일본인과 프랑스인, 콜롬비아인도 각각 한 명씩이다. 다른 친구 국적은 브라질인지 멕시코인지 헷갈린다. 이거 맨날 헷갈려...... 반 친구들은 다 괜찮아 보였는데 첫날이라 어색했다. 그리고 진짜 충격인 건 반 애들의 절반이 18살이다... 와우.... 나이랑 성숙도가 비례하는 건 아니지만 그냥 놀랍다.
오늘은 CAE 시험에 대해 알아보고 학생들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기출문제를 풀어봤는데 와..... 나는 이번 코스에선 너무 수업에만 집중하지 말고 다른 방법으로도 영어공부를 해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고 좀만 널널하게 할까 꾀부리고 있었는데 웬걸. 겁나 Challenging 하다. 으악. Reading은 FCE랑 주어진 시간은 같은데 풀어야 하는 문제 수가 많아졌고, 지문도 길고 단어도 어려웠다. Writing은 글자 수 엄청 많이 써야 되고..... Speaking은 내내 비슷하긴 한데 당연히 더 잘 말해야겠지. Listening은 오늘 안 했는데 속도가 엄청 빠르다고 들었다. 꾀부리지 말고 열심히 살아야겠네요...... Jeff랑 마지막날 대화하면서 FCE 시험에서 CAE 레벨로 통과하려면 90%를 맞춰야 되는데 그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 이럴 거면 그냥 처음부터 CAE 하는 게 나았겠다고 (왜냐면 아마도 CAE 시험에서 CAE로 패스는 60%라서..?) 했는데 오늘 해보니까 60%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오늘 문제 푼 거 보니까 반타작이고, 지문 이해를 못 해서 심지어 맞춘 것도 왜 맞았는지 틀린 건 왜 틀렸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나는 읽는 속도가 느려서 시간이 백퍼 모자랄 텐데 60% 맞출 수 있을까...? 하하하.... 12주 동안 어떻게든 되겠지! 선생님들을 믿어봐야겠다.
학원 끝나고 Jeff한테 영화 받으려고 USB 주러 Crab shack에 갔는데 멀뚱한 제푸 보니까 넘나 반가운 것..... 힝. Yuriko랑도 인스타그램 메시지로 오늘 어땠는지 얘기했는데. Suzu랑 Yan한테도 수업 어땠냐고 괜히 한 번 연락해 보고.. 내 감정의 흐름을 보면 '소속감 없으면 죽어버릴 거야...!' 이런 느낌이다. 지금 이런 게 얼마 안 갈 감정이라는 걸 아는데도 여하튼 마음 한구석이 뻥 뚫린 것 같다. 잊기 싫은데 시간 지나면 흐려지겠지 다들 ㅜㅜ 그러니까 지금 허하고 쓸쓸하고 애틋한 감정도 소중히 하고 싶다. 성당 잠깐 들러서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과 일들을 소중히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성당은 도시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고요하고 외부와 차단된 느낌이라 좋다.
수업 끝나고 Juan이랑 시티에서 만나서 같이 Pompallier Diocesan Center에서 하는 Lenten Talk에 갔다. 청년 대상 사순시기 특강 같은 건데 건물도 크고 시설도 잘 되어있고 예쁜 수도원 같은 느낌이라 좋았다! 가니까 익숙한 얼굴도 있고 새로운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다. 다들 베이킹을 해와서 케이크랑 빵이 풍족했다. 앉아서 노닥거리는 시간을 좀 갖다가 강당에 가서 신부님 강의를 들었다.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에 대한 성경 구절 설명이었는데 강론보단 쉬웠지만 여전히 어려웠다. 사실 어려운 단어는 많이 없었는데 개념 자체가 어려워서 어렵게 느껴진 것 같다. 청년들이 열댓 명 정도 있었는데 강의 끝나고 자유롭게 질문하면 신부님이 답해주셨다. 사람들도 좋고 가길 잘한 것 같다. 오늘 다시 한번 느낀 건 기도문 빨리 외워야겠다는 것.....
집에 와서는 Yukino랑 오늘 하루 어땠는지 간단하게 대화를 나눴다. Business English 코스도 쓰는 단어가 많이 달라서 어려운 것 같다고 했다.
아 그리고 Juan이랑 떠들면서 갔는데 말하다 보니 MDS 학생이었다. 띠용 ㅋㅋㅋ MDS에서 서류 달라는 거 작성해야 되는데 아 귀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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