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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NZ+312) 일요일. 흐리고 비 오늘 낮에 보영언니가 아는 디자이너 친구분이랑 마운트이든 쪽에 있는 Frasers라는 카페에서 만났다. 우주는 볼 때마다 점점 귀여워진다. 되게 얌전한데 잘 웃고 와서 안기고 쫑알쫑알 말도 잘한다. "저기엔 누구 앉을 거예요?"같은 그런 완벽한 문장을 구사하는 게 신기했다. 애들 구경하는 건 좋지만 아기 자체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어서 애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안 드는데도 우주를 보고 있으면 저런 아기라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엄청 사랑스럽다. 친구분이 곧 도착하셔서 같이 얘기를 나눴다. 이력서랑 포트폴리오는 좋은데 여기는 영주권자나 시민권자들도 디자인 업계 취업하는데 공백이 꽤 길다는 얘기를 해주셨다. 은근히 취업난이 심한가 보다. 하기야 여기도 디자..
(NZ+289) 금요일. 맑음 보영언니네 초대받아서 놀러 갔다. 진짜 오랜만의 만남이다! 새 집으로 이사 가고 언니랑 우주랑 둘 다 아파서 정신이 없었다고 했다. 연어회덮밥을 해주셨는데 맛있었다. 재료 써는 게 일이라 그렇지 간단하고 맛있어서 집에서도 가끔 해 먹어야겠다. 못 보던 사이에 우주가 엄청 컸다. 정말 신기하다. 지난번에 만났을 때만 해도 말도 잘 못하고 감정표현도 서툴었는데 몇개월 지났다고 말도 잘하고 문장도 만들고 자기 의사 표시도 한다. 애기에서 어린이가 되었다. 키도 많이 커진 것 같고. 이모 이모 하면서 계속 내 무릎에 와서 앉는데 붙임성도 좋고 확실히 여자애라 그런지 엉덩이 붙이고 잘 논다. 우주가 생일 축하 노래에 꽂혀서 노래를 부르다가 내 생일 언제인지 물어봤는데 마침 그저께여..
(NZ+199) 토요일. 흐림 카페 마지막 날이었다. 학원 다닐 때 주말에만 일하면서도 렌트비에 보탬이 되던 고마운 뉴질랜드 첫 직장이었는데 그만둔다는 게 실감이 안 난다. 호스피탈리티 경험이 없어서 실수도 많이 하고 민폐도 많이 끼치고 도움도 많이 받았다. 컵 여러 개 깨고 에그베네딕트 흘리고 치킨스택 쓰러뜨렸던 기억이 새록새록... 안면 인식 장애급 기억력이라 사람 많이 몰리고 주문 꼬였을 때 "이거 누가 주문했어요?" 하는 질문에 대답을 못해서 아찔한 순간도 많았다. 그래도 내가 받은 가장 큰 은총인 인복으로 좋은 사람들 만나서 많이 배려받고 도움 받고 재밌게 잘 다녔다. 맛있는 거 많이 먹을 수 있던 회식도 너무 좋았고, 가끔 남는 스콘 가져오는 것도 좋았고, 다 나보다 동생들인데 멍청한 얼굴로 ..
(NZ+143) 토요일. 맑음 FCE, CAE Speaking 날짜 나옴 Between 남은 샌드위치 뉴질랜드에서의 인복 맛있는 키위 FCE, CAE Speaking 날짜가 드디어 나왔다. 6월 9일 토요일. 그다음 주에 남섬 여행 간다고 카페에 휴가 냈는데 또 빠지겠다고 말씀드리기가 너무 죄송해서 사장님께 죄송한데 드릴 말씀이 있다면서 얘기를 시작하니까 그만둔다는 얘기일까 봐 놀랐다고 하셨다. 본의 아니게 ㅋㅋㅋ 다음부턴 본론부터 바로 말해야겠다. 여하튼 시험 당일에도 카페 일을 빼주시기로 했다. 예전에 일하셨던 바리스타분이 오셔서 지금 있는 바리스타들에게 이것저것 알려주셨는데 그 와중에 만들어 주신 예쁜 라테아트. 카페에서 남은 샌드위치를 가져가라고 하셔서 다른 종류로 세 개 가져온 것 중에 저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