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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180503 | FCE 재채점 결과, 나 자신에 대한 발표와 액티비티 본문
(NZ+120) 목요일. 맑음
- FCE 재채점 결과 변동 없음
- 나 자신에 대한 발표
- 다른 사람 묘사 액티비티
- 효진, 윤정이랑 치킨
지난주에 비 오고 흐리고 하더니 요즘은 아름다운 날씨의 연속이다. 사실 도시라 대단한 풍경은 없지만 햇빛이 너무 예쁘다. 가을인데 단풍이 든다기보다 나뭇잎이 바로 낙엽같이 변해 버리는데 하여튼 가을 느낌은 난다.
FCE 시험 결과에 대한 건 Step2까지 진행했는데 점수는 바뀌지 않았고 당연히 이유도 알 수 없었다. 재채점도 수상하게 빨리 해줘서 뭔가 찜찜하고 돈만 날린 거지만 이제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그러려니 싶다. 두 번째 writing으로 informal letter를 선택한 사람들이 대부분 점수가 깎였는데 내가 formality를 잘 못 맞춰서 그런 건가 추측하고 있다.
결과에 대한 건 손을 떠났으니 더 이상 신경 쓸 부분이 아니고 이제 고민 중인 건 CAE로 신청된 시험을 FCE로 바꿀 것이냐, 아니면 두 개를 다 볼 것이냐이다. 이민성은 FCE점수만 받기 때문에 사실 CAE 시험을 볼 이유는 없는데, 취업 안 될 경우를 대비한 차선책인 디자인스쿨은 CAE 점수도 받는다. 시험을 변경하면 90불, 두 개를 다 보면 400불을 추가로 내야되는데(개비싸!) Kai는 "뭐하러 두개를 다 보느냐, 넌 역시 미쳤다 ㅋㅋㅋ" 라고 얘기했다. Helen도 '너 왜그래....' 라는 표정으로 쳐다봄 ㅋㅋ 시험 날짜가 하루 차이라(화,수) 이틀 연속 보면 너덜너덜해질 것 같긴 한데..... 모르겠다. 근데 이번에 공부 끝나자마자 안 보면 평생 CAE는 볼 일 없을 게 분명해서 이왕 공부한 김에 보는 게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FCE 한번 그렇게 된통 당했더니 또 점수 이상하게 나올까봐 걱정되기도 하고... 마음대로 안되는걸 알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모든 방법으로 미래를 걱정하는 인간 유형의 전형이 바로 나다.
오늘 오후 수업시간에 나 자신에 대한 내용을 준비해서 발표했다. 사람들 앞에서 얘기하니까 버벅대고 기계처럼 말하고 했지만 어쨌든.... 했고...... 다른 애들은 얘기를 참 잘 한다. Kaana가 재밌게 얘기하고 내용도 너무 좋아서 준비를 많이 했다는 게 느껴졌고, Anna는 꿈 얘기를 하면서 여성의 권리에 대해 말하다가 울었는데 원래도 사랑이 되게 많은 친구인데 오늘 발표에서도 인류애가 느껴져서 참 예뻤다. 나중에 다른 사람들한테 개인적으로 피드백 듣는 시간도 있었는데, Daniel이 주의깊게 분석하고 얘기도 잘 해줬다. 그 친구는 Journalist가 되고 싶어하는데 분석적이고 진지한 모습을 보니까 얘네는 다 18살인데 되게 성숙하고(내가 정신연령 제일 낮은 것 같다 ㅋㅋ) 다들 뭔가 미래의 모습이 상상돼서 속으로 엄마 미소를 지었다. 얘네같은 애들이 세상을 밝히는 촛불같은 사람들이 될 것 같아서 괜히 혼자 뿌듯했다.
남은 짧은 시간 동안 모두가 등 뒤에 종이를 붙이고 그 사람 등에 그에 대한 묘사를 적는 걸 했는데, 다 적고 나서 안 보이게 접어서 주머니에 넣으라더니 집에 가서 저녁에 자기 전에 보라고 했다. 집에 와서 봤는데 A little spiritual animal 이거 뭐냨ㅋㅋㅋ 겁나 귀엽네 ㅋㅋㅋㅋ cute reaction when you don't understand what I say 이것도 웃기고 ㅋㅋㅋㅋ 자기에 대한 소개 하는 게 우리가 했던 것 중에 좀 큰 과제였어서 오늘 끝나고 좀 풀어 주려고 이런 활동을 했나보다.
저녁에는 잠깐 나가서 윤정이랑 효진이랑 치킨을 먹고 들어왔다. 효진이도 곧 가네..... 오늘 나한테 "너 좀 살찐 것 같다?"고 했는데 조심해야겠다. 요새 밖에서 하도 사먹고 돌아다니기도 했고 양도 많이 먹는 것 같다. 어제도 저녁에 파스타 엄청 많이 만들었는데 다 먹었는데도 배가 안 불렀다.....
여기서 생각보다 돈을 빨리 많이 써서 한국에서 돈 송금했는데, 환율이 떨어져서 저번에 송금했을 때보다 많이 받는다. 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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