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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181029 | 성당 친구들 모임, CYAC, 은인같은 친구 본문
(NZ+299) 월요일. 흐림, 비
- 성당 사람들이랑 L’Assiette
- Joanna가 그린 생일 카드
- CYAC
- Joanna에게 너무 고마움
아침에 성당 사람들이랑 L’Assiette에서 브런치를 먹었다. 평일 브런치라니... 좋은 듯 안 좋은 듯 한 반 백수의 삶. 원래 25일에 9월에 일한 월급이 들어왔어야 됐는데 회사 잔고가 부족하다고 2주 치만 지급되고 나머지는 최대한 이번 주 중에 주겠다고 했다. 아마 이번 달에 일한 건 월급도 아니고 건당으로 줄 듯한데 그러면 원래 월급의 반토막도 안 된다. 하하. 이런 데는 빨리 뜨는 게 상책인데 다른 직장이 구해지질 않아서 그럴 수 없는 게 답답하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사람들 만나서 밥 먹고 얘기한 건 즐거웠다. 특히 Nobel은 진짜 오랜만에 봤네... 오늘 모인 사람 중에 Joanna 빼고 모두가 구직 중인데 다들 잘 됐으면 좋겠다. 밥 다 먹고 Joanna가 내 생일이었다고 손수 그린 카드를 줬다. 우와... 감동!
저녁에는 Cyac 모임이 있어서 갔는데 John Paul 2세 교황님에 대한 영상을 같이 보는 게 오늘의 활동이었다. 청년 교리 모임같은 건데 대부분 현지 친구들이 오는거라 정말 끼기가 어렵다. 사람들은 다 착하고 좋은데 그걸 떠나서 여러 명이 모여서 일상 대화 속도로 말하는 걸 들으면 반쯤은 못 알아듣겠고, 이해의 문제를 떠나서도 대화에 끼기가 너무나 어렵다... 얘네는 어떻게 이렇게 끊임없이 말을 잘하는지 모르겠다. 옆에 있는 사람한테 말을 시켜보려고 해도 뭐라고 말을 걸어야 될지 모르겠는 것도 문제다. 근데 이건 한국에서도 그랬다. 맞장구라도 잘 치면 좋을텐데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하게 언어로 맞장구 치는 것마저 어렵다. 맨날 웃으면서 고개만 끄덕거리는데 멍청이 같다.
지금도 물론 어색한 것도, 주눅드는 상황에 놓이는 것도 싫지만 전보다는 면역이 조금 생긴 것 같다. 피한다고 상책도 아니고 뭐가 됐든 계속 이런 상황에 노출이라도 되는 게 낫겠지 싶은 마음으로 모임에 나가긴 하는데 불편하고 답답하긴 하다. 그래도 싫은 것만 있지 않고 언어 장벽이 있음에도 영상 보면서 또 나름 그 안에서 느껴지고 와닿는 것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내가 이런 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 모든 중심엔 Joanna가 있는데 이 친구는 진짜 하느님이 보내준 사람인 것 같다. 여기 와서 도움도 많이 받고 고마운 사람들이 정말 많지만 내 영어와 신앙 생활의 거의 모든 부분은 이 친구 덕인 듯하다. Joanna 본인이 말이 많아서 괜찮은 거겠지만 말도 별로 없고 영어도 어정쩡한 나랑 노는게 특별히 재밌을 것 같진 않은데 매번 뭐 먹으러 가자, 어디 가까운 데 여행 가자고 해주는 게 참 고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회성이 장난 아니어서 (이 친구의 대화 능력은 옆에서 보면 경이로울 지경이다. 끝없이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데 옆에서 봐도 어떻게 하는건지 잘 모르겠다.) 그룹에도 잘 융화되고 어느 모임에 가더라도 사람들과 잘 지내는데, 기회 될 때마다 나한테 물어보고 거기에 나를 초대해 준다. 나는 혼자서 뭔가 하는게 싫어서 누가 초대해 주거나 내가 누군가를 끌어들이지 않는 이상 새로운 모임에 나갈 엄두를 잘 못 내는데 Joanna 덕분에 모임도 나가고 다른 좋은 사람들이랑도 알고 지낼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정말 고마운 친구이자 은인같은 사람이다.
이번주는 소셜 위크다. Kaana가 곧 일본으로 돌아갈거라 수요일에 CAE 남은 사람들과 선생님이랑 만나기로 했고, 어떻게 하다 보니 목요일에는 FCE 남은 친구들이랑 선생님이랑 만난다! 학원 사람들이야 말로 언제 봐도 진짜 편하고 반갑지... 이번주 재밌게 보내게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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