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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180113 | 보영님과 Takapuna beach cafe, Muriwai beach 본문
(NZ+10) 토요일. 맑음
- Takapuna beach cafe (with 보영언니)
- Juicy New Zealand Strawberries
- Muriwai beach
오늘은 아빠 지인분 따님인 보영님이 오클랜드에 사셔서 만나기로 한 날이었다. 늦은 오전에 집 앞으로 픽업을 오셔서(감사해라 ㅠㅠ) 같이 Takapuna beach cafe에 갔다. 어제 타카푸나 가면서 검색하니까 맨 위에 나오는 카페던데! 커피도 음식도 맛있고 뷰도 좋은 카페라 종종 오는 곳이라고 하셨다. 에그 베네딕트랑 버거를 먹었는데 둘 다 맛있었다! 브런치 느낌이 제대로였다. 여기 와서 먹은 것 중에 제일 맛있는 듯! 그리고 비쌌다.... 두 살배기 딸인 우주가 계속 내가 시킨 에그 베네딕트 접시에 있는 소시지를 달라고 했다. 보영님은 미안해하고 애기는 계속 달라는데 귀여워서 계속 줬다.
브런치를 다 먹고 고속도로를 타고 서쪽에 있는 Muriwai 해변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와이너리랑 농장이 많았는데 생딸기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 여름에만 가게를 운영한다는데 한 스쿱 콘을 시켰는데 양이 엄청 많고 맛있었다. 두 살 우주는 요즘 ‘내 거’에 집착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엄마랑 나눠 먹으려고 콘을 하나만 시켰다가 난리가 났다. 처음엔 웃으며 나눠먹고 괜찮았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울면서 부들부들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아직 말을 잘 못해서 뭐가 문제인지 물어볼 수고 없고.... 육아는 정말 어렵구나..... 다 녹고 흘러서 정작 입으로 들어가는 건 별로 없어 보였다. 아이스크림 옷으로 먹기...ㅋㅋ 그런 우주와는 별개로 보영님과 나는 여러 얘기를 나눴다. 집안 얘기와 한국 얘기, 뉴질랜드에서의 삶과 이민 얘기 등.
우주 옷을 갈아입히고 다시 차로 달려서 Muriwai beach에 도착했다. 우주가 차에서 잠들어서, 올라가면 전망을 볼 수 있는 데가 있으니 혼자 다녀와도 괜찮겠냐고 물어보셨다. 전망대라기보다는 언덕 산책 코스에 가까웠는데 바다와 언덕, 까만 모래와 거센 파도가 어우러져서 정말 예뻤다. 타카푸나가 휴식과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라면, 무리와이는 좀 더 생동감 있는 대자연의 느낌이었다. 언덕을 올라가니 가넷 서식지가 있었다. 엄청나게 많은 숫자의 새들이 바위 위에 촘촘하게 앉아 있었다. 파도가 높으니 서핑하는 사람도 많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서퍼들은 파도가 오길 기다렸다가 부서지는 순간에 파도를 탔는데 재밌어 보였다. 서핑이 아니라 부기 보드를 타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게 진짜 재밌어 보였다. 그냥 상반신만 올려놓고 부서지는 파도에 밀려서 해변으로 오면 되는 건데 부기 보드는 나중에 타봐야지!
우주가 일어나서 다 같이 바닷가 쪽으로 갔다. 우주는 모자 쓰는 게 싫어서 울었는데, 뉴질랜드는 햇빛이 너무 강해서 애기들은 모자를 안 쓰면 안 된다고 했다. 햇빛이 강한 것을 넘어 지글지글 구워지는 느낌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익는다고 표현하는 걸까... 작은 텐트를 가져오셨는데 바람이 너무 강하고 천막은 약해서 세울 수가 없었다. 돗자리에 앉아서 가져오신 자두를 먹고 물에 발을 담갔다. 수심이 아주 얕은 곳에 서있었는데 높은 파도가 지나가서 발만 담그려다가 하체가 다 담가졌다. 악........
돌아오는 길에도 집 앞까지 데려다주셔서 편하게 왔다. 해변에 가느라 이것저것 다 준비해 오시고, 식사랑 아이스크림도 사주시고, 오고 가고 다 픽업해 주시고 진짜 너무 감사했다ㅠㅠ 부모님끼리 지인일 뿐 보영님과 나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인데 엄청 살뜰하게 챙겨 주셨다. 우주 사진 받고 좋아하셨는데, 다음에 만나면 우주 사진이라도 많이 찍어서 드려야겠다. 어제 잘 잤는데 오늘도 피곤해서 잘 잘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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