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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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정착기

180210 | 카페에서 일하면서 한 실수, Meetup 2개 참여

치치댁 2023. 6. 13. 08:07

(NZ+38) 토요일. 비

  • Between 실수
  • Let's colour MeetUp
  • Professional singles MeetUp (with Yukino)

오늘 카페에서 실수를 두 개나 했다. Orange Fizzi 만들라고 했는데 자몽으로 만들었다..... 진짜 크게 실수한 거는 요리를 다른 테이블에 갖다 준거다.... 근데 요리를 잘못 받은 테이블에서 잘못 왔다는 말을 안 해줘서, 주문했던 손님이 기다리다가 왜 음식이 안 나오냐고 물어보기 전까지 몰랐다 ㅠㅠㅠ 사장님이 가서 죄송하다고 사과하시고.... 처음에 누구나 실수할 수 있는 거라고 말씀해 주시긴 했는데 그 일이 벌어졌을 때 표정은 괜찮지 않아서 진짜 죄송했다. 으아아아.... 정신 똑바로 차리고 진짜 확실한 거 아니면 다 물어봐야겠다 ㅠㅠ

오늘은 주문받는 연습을 했는데, 포스 보는 걸 배운 다음 사장님이랑 매니저님이 여러 옵션을 넣어서 주문하는 걸 받아보고 실제 손님한테도 주문을 받았다. 포스를 빨리 못 누르는 데다가 영어로 주문을 받고 가끔 옵션에 대한 걸 물어보기도 해야 돼서 어려웠다..... 익숙해질 날이 오겠지? 두 시에 일 끝나고는 파스타를 해주셔서 먹었는데 맛있었다. 요리 잘하는 거 부럽다.....

퇴근 후에는 어제 발견해서 연락했던 Meetup에 갔다. 'Let's color!'라는 컬러링북 색칠 모임이었는데 컬러링 할 수 있는 스케치랑 여분 도구가 있다고 쓰여 있었다. 약속 장소인 Auckland War Memorial Museum 안에 있는 카페에 갔다. 그 박물관은 Auckland Domain 안에 있는 거였다. 저번에 영화 1987 보러 가면서 엄청 넓은 공원 같은 건 뭐 하는 곳이지? 하면서 지나갔었는데 이번 기회에 가보게 됐네.... 온실도 있던데 나중에 가봐야겠다. 도착했는데 주최자랑 연락이 안 되는 데다 뭔가를 펼쳐 놓고 칠하는 사람들이 안 보여서 '바람맞은 건가?ㅠㅠ'하면서 박물관에서 하고 있는 무료 전시인 뉴질랜드 2017 사진전을 봤다. 뉴질랜드의 환상적인 풍경과 삶을 담은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캐논, 엡손 이런 회사들이 스폰서였다. 인화한 사진이 아니고 전시 공간을 어둡게 하고 뒤에서 백라이트를 쏘는 방식으로 사진이 전시돼 있어서 진짜 햇빛 아래서 그 풍경을 보는 느낌이 들게끔 선명하고 아름다웠다.

전시를 보다가 중간에 주최자랑 연락이 닿아서 만났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모인다는데 이번이 세 번째 모임이라고 했다. 재료도 마음껏 쓰라고 하고, 모임의 규칙은 뭐든 하고싶은 대로 하는 거라면서 정말 편하게 대해줬다. 총 여섯 명이 같이 앉아서 색칠도 하고 얘기도 하고 그랬다. 다들 나보다 나이가 많고, 주최자가 나 다음으로 어렸는데 31살이라고 했다. 대만과 홍콩에서 온 사람도 있고 다들 여기 시민권자였는데, 얘기하는 걸 반쯤은 알아듣고 반쯤은 못알아들었다. 소개에는 그냥 좋은 여유시간을 보내기 위한 모임처럼 적혀 있었는데, 사람들이 컬러링한 걸 보니까 진짜 잘한다....ㅋㅋㅋ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카페 닫기 직전에 온 중국 여자분은 얼굴만 보고 몇마디만 나눴는데도 집까지 태워다 주셔서 감사했다! 태워다 주는 길에 이것저것 얘기하다가 오늘 시티에 'Professional Singles'라는 또 다른 Meetup이 있다면서 남자친구 만들러 가라고 우스갯소리로 알려주셨다.

집에 와서 Yukino에게 얘기했더니 관심 있다고 하길래 같이 갔다. 하루에 두 개의 Meetup이라니.... 근데 참여 인원이 100명 넘는 모임이라 '가서 우리끼리만 말하다 오는거 아니야?' 이런 걱정을 하면서 갔는데 전혀 아니었다. 바 전체를 대여해서 하는 모임이었는데, 참여한 사람들이 돌아다니면서 악수하고 자기소개를 하면서 대화를 시작했다. 몇 번 자리를 옮기다가 나는 한 그룹이랑 쭉 대화를 했는데 Yukino는 나보다 더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 같았다. 나는 남자 세 명이랑 쭉 얘기를 했는데 IT쪽에서 일하는 사람도 있고 교수도 있었다. 다들 이것저것 잘 물어보고 얘기도 잘 해서 재밌었다. 참여하기 전에는 이런 모임 뭔가 목적 있고 이상하면 어떡하지 싶었는데 전혀 아니었다. ㅋㅋㅋㅋ 외국인들은 그냥 새로운 사람 만나려고 이런델 오는구나 싶은 게 너무 신기하기도 했고, 진짜 다양한 "현지" 사람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담백하게도 서로 번호 주고받는 것도 없었다. 마음에 들면 주고 받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Meetup 진짜 새롭고 너무 좋은 경험이라 다음에 같은 그룹에서 열리면 또 갈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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