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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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정착기

180214 | 귀여운 FCE 친구들 특징, 재의 수요일

치치댁 2023. 6. 14. 11:01

(NZ+42) 수요일. 흐리고 습함

밸런타인데이라고 초콜릿을 얻어먹었다. 초콜릿 주는 건 동양에만 있는 문화인 것 같다. 얻어먹었다는 것도 애들이 먹다가 한 조각 내밀면서 "너도 먹을래?" 해서 먹은 것. ㅋㅋ Manuel이 나한테 엄청 조그만 초콜릿을 줬는데 아마도 다른 사람한테서 얻은 것 같다. 왜 갑자기 나한테 주냐고 했더니 뻔뻔한 표정으로 자기가 날 좋아해서 라는데 귀엽다 정말...... ㅋㅋㅋ 우리 반 애들 진짜 다 엄청 귀엽고 좋아서 다음 코스 들을 때 비교하게 될까 봐 걱정된다. FCE 코스가 절반 이상 지나가고 있는데 벌써 아쉽다.

나중엔 뭐가 좋았는지 기억 못 할 것 같으니까 써놔야지.

  • Jean은 장난치는 걸 좋아하고 분위기 메이커다. 씩씩하고 밝고 맨날 자기는 일본인이라면서 일본어 발음하는 게 귀엽다.
  • Jeff는 항상 늦고 수업시간에 맹한 표정인 데다가 그 아이만의 세계가 있는데 그 와중에 머리는 좋고 눈이 반짝반짝한 게 귀엽다.
  •  Manuel은 수업 듣다가 눈 마주치면 씩 웃는 거랑 변화무쌍한 표정이랑 특유의 리액션, 메신저에서 이모티콘 많이 쓰는 게 귀엽다.
  • Roman은 하..... 뭔가 되게 아재 같은데 그 와중에 순수한 면이 있어서 이걸 귀엽다고 해야 되나 싶다.
  • Yukino는 지금 같이 살고 있는데 학구열이 강하고, 얘기해 보면 안 그럴 것 같으면서도 긍정적이고 리액션이 밝아서 귀엽다.
  • Yuriko는 결혼을 해서 그런지 어른스러운데 말장난처럼 뭐 물어보는 걸 되게 좋아하고 생각하는 것도 긍정적이다. 특별한 점이 있다면 내 오랜 친구인 승미랑 생긴 거, 성격, 표정, 웃는 거 다 너무 비슷해서 처음 봤을 때 괜히 나 혼자 내적 친밀감을 느꼈다는 것.
  • Mayu는 도서관 메이트인데 도서관 왔다 갔다 하는 길에 가게 정보도 많이 알려주고 같이 쇼핑도 많이 해주고, 뭐 얘기하면 진짜 열심히 듣고 리액션도 되게 귀엽다.
  • Sayaka도 왠지 어른스럽고 사려 깊은 딱 일본 사람 같은 이미지인데 밝고 이모티콘 많이 쓰고 역시나 리액션이 귀엽다.
  • Suzu는 한국 대학 초년생 같은 느낌이다. 옷 예쁘게 입고 수줍음을 많이 타는데 그 와중에 라인에서는 말 제일 많이 하고 그냥 존재 자체가 귀여운 느낌.
  • Danilo는 티피컬 브라질리언인데 정말 긍정맨.... 인생을 즐기자는 느낌이다. 도서관에서 만나서 좀 놀라웠는데 일도 하고 생각보다 공부도 열심히 하는 것 같다.
  • Yan은 은근히 수줍음 많은 것 같으면서 할 말 다 하고, 게임하면 의외로 경쟁적인 면이 있는 거랑 특유의 손가락 움직임이 귀엽다.

 

FCE 다음에 어떤 코스를 할지 고민이 많이 돼서 Kai가 Study support 끝내기를 기다렸다가 상담을 했는데, 피곤할 텐데도 정말 성심성의껏 상담해 줘서 고마웠다. 오늘 수업시간에 우연히 나이를 말해서 알게 됐는데 23살이라고 했다. 흐어 진짜 어리다...... 한국나이로 생각해도 아무리 많아야 25라는 건데 Senior teacher라니 대단하다. 수업을 듣다 보면 가르치는 것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게 전해진다. 코스에 대한 건 Helen이랑도 어떤 게 나한테 제일 좋을지 얘기해 보겠다고 아직 좀 더 열어놓고 생각해 보자고 했다.

오늘은 사순시기가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이다. 학원 문 닫고 마땅히 갈 데가 없어서(그것도 그렇고 성당이 학원 바로 근처라 다시 오기 귀찮아서) 성당에 앉아서 이거 저거 하다가 예식에 참여했다. 성가대부터 해서 신부님도 여러 분이셨고 전례단까지 다 줄지어서 입장해서 행렬이 엄청 길었다. 한국에서는 예식 때 그냥 재를 머리에 얹다시피 해서 예식 끝나면 다 어디로 사라졌는데, 여기는 한국이랑 다르게 재를 거의 물에 개다시피 해서 진흙처럼 발라줬다.

사순시기에 뭘 하면 좋을까 생각해 봤는데 너무 무리한 걸 정하면 못할 것 같아서, 학원 가는 길에 바로 성당이 있으니까 아침에 잠깐 들러서 기도해야겠다. 안 그래도 시티로 이사한 다음부터 점점 정각에 맞춰서 학원에 가고 있는데 성당 들를 겸 더 일찍 나와야지. 그리고 피곤하다는 생각을 덜 하고 점점 일상이 되어가는 것들에 대해서도 감사한 마음이 무뎌지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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