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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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정착기

180223 | 다음 과정 고민 (CAE / General English)

치치댁 2023. 6. 21. 13:33

(NZ+51) 금요일. 맑음

오늘 수업 가기 전에 성당에 들렀다 나왔더니 무지개가 떠 있었다. 비가 온 것도 아닌데 왜 무지개가 뜬 건지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 며칠 전 독서 말씀이었던 '내가 무지개를 구름 사이에 둘 것이니' 이 성경 구절이 생각나기도 했다.

FCE 수험표가 나왔다. Speaking은 3월 15일이고 나머지 과목은 16일. 이제 진짜 3주밖에 안 남았네....! 시험 날짜 다가오는데 별로 연연하지 않는 내 모습 아주 칭찬할만하다. 우수한 성적까지는 어려워도 지금 과정에서 목표로 삼는 점수로는 통과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도 있고, 여기서는 결과에 개의치 않고 과정을 즐기기로 마음먹어서 그런지 아직까지 그렇게 잘 지내는 중.

지금 하고 있는 FCE가 끝나면 다음으로 어떤 코스를 할 것인지가 요즘 최대의 고민이다. 내내 같은 캠브리지 코스지만 한 단계 높은 CAE를 할 것이냐, 아니면 General English를 할 것이냐... 선생님들이랑 얘기도 많이 하고 스터디 서포트에서도 상담 받고, 반 애들한테도 징징거렸는데 나는 뭔가를 결정하는 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사람인가보다. 뉴질랜드 오기로 결정하는 것도 그렇게 오래 걸렸는데..... 어떤 과정을 해도 다 장단점은 있기 마련이고 결국 나의 상황에 맞게 내가 선택해야 한다는 게 주된 입장인데 해보기 전까지 알 수가 없다는게 아주 애매한 부분이다.

CAE를 하게 되면 FCE 끝나자마자 단 한 주의 휴식도 없이 바로 12주 과정이 시작되는데, 체력적으로 견딜 수 있을지가 선생님들이 제일 걱정하는 부분이다. 공부를 바로 이어서 했던 학생들이 대개 집중력을 잃게 되더라는 게 선생님들의 소견. 사실 요즘 점점 피곤해지는 게 몸으로 느껴지는데 안하고 살던 요리 때문이라고 애써 핑계대고 있지만 사실은 공부 때문인 게 맞는 것 같다. 캠브리지 과정의 목적 자체가 시험이다 보니 그냥 재밌게만 들을 수 있는 수업은 분명 아니고 계속 집중하고 생각하고 외우고 이해해야 하는데, '한국에서 대학교 때 이정도는 했었고 일도 하루에 8시간씩 했는데 이게 뭐가 힘들다고' 라고 생각했던 건 아주 오만한 생각이었던 것 같다. 공부는 일이랑 또 다른 부분의 뇌를 써서 그런지 피로도가 장난 아니다. (그렇다고 엄청난 성장이 있는 건 아니라는 게 아이러니) 선생님들이 걱정했을 때 나는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점점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직까진 그 정도는 커버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드는데 모르겠다......

반면 General English는 훨씬 Relax하다는데 그게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하다. 공부하면서 '돈아깝게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드는 학생들도 있다고 하고, 나처럼 빡센 반에 있다가 제너럴로 넘어가면 더더욱 그렇게 느낀다고 한다. 근데 직업을 구하려면 나한테 필요한 건 Speaking fluency인 것 같은데 그걸 General에서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왜냐면 캠브리지 코스는 시험 준비 때문에 아무래도 정해진 패턴대로 말하는 연습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주제가 다양하지 않은 건 아니어서 그 안에서도 많은 표현을 배울 수 있는데 괜히 General 갔다가 이도저도 안될까봐 그게 걱정이다. CAE는 레벨테스트 통과를 못하면 다른 사람들은 하고 싶어도 못하는 과정인데, 나는 선생님들이 내 레벨을 아니까 바로 연계해서 배울 수 있게 해주는거라 어떻게 보면 되게 배부른 고민이긴 하다. 그래도 나한텐 고민은 고민이다.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General English를 들어보고 최종 결정을 하기로 했는데, 그거 트라이얼 하려고 FCE 오후 수업 빠지는게 이렇게나 아까운 걸 보면 내가 지금 반을 엄청 좋아하나보다. 그래, 이렇게 좋아하니까 CAE를 그렇게 고민하지..... CAE로 올라가면 선생님들은 똑같은데 지금 선생님들 너무너무 좋아서...! 아마 고민하다가 CAE를 하게 될 것 같긴 하다. 반 애들도 다들 동기가 확실한 애들이 오니까 웬만하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 흐아아아

집에 오는 길에 나름 그나마 제일 편집샵같은 Typo를 잠깐 구경하고 왔다. 여기는 진짜 글리터를 좋아하는듯. 모든 소품에 글리터가 있다. 표지나 디자인 자체는 괜찮은데 종이 질 때문에 전체적인 퀄리티가 떨어져 보여서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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