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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180311 | 카페 사장님 면담, 오클랜드 곳곳 둘러보기 본문
(NZ+67) 일요일. 맑았다 흐림
- Between 사장님 면담
- Myers park
- Aotea Square 설치미술
- 7시 미사
오늘의 카페는 꾸준히 바빴다. 다른 날처럼 한 번에 손님이 엄청나게 몰리거나 엄청나게 여유로운 게 없이 쭉 비슷했던 것 같다. 오늘 사장님이랑 직원들 다 개인 면담을 했는데 내가 손님이 많아지면 실수하기 전에 이미 멘붕이 오는 것 같아 보인다고 마인드 컨트롤에 신경 써 보라고 얘기해 주셨다. 그리고 주문을 빨리 받을 수 있게 되어야 하는데 주문받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받으면서 헤매서 문제다..... 카페 시스템이 불편하거나 바꾸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게 있으면 말해달라고 하셨다. 최근에 바리스타분이 새로 들어온 사람들 보기 좋으라고 틸 화면을 바꿔놓으셨다는데 어쩐지 언젠가부터 보기 편하더라..... 블랙커피는 까만색으로 해주고 우유 들어간 것들끼리 모아서 다른 색으로 해놓아서 Categorizing을 잘해놨다. 사장님은 이전 화면에 익숙해져서 새로 바꾼 게 불편하시다는데 바리스타분은 사장님이랑 본인이 좀 감수하고 우리가 편한 게 나을 것 같다면서 바꾸셨다고 해서 감동이었다. 근데 그 바리스타분 다른 데 취업하셔서 한 달 뒤에 그만두신다 ㅠㅠ 본인한테는 매우 잘된 일이지만!!! 잘해주셨었는데 아쉽다. 면담하면서 틸 사진 찍어서 좀 외우고 익숙해져야겠다고 얘기해 놓고 퇴근할 때 깜빡하고 틸 안 찍어왔네....... 평일에 한번 가서 찍어오든지 해야겠다. 사실 카페 일 하면서 주문을 받는 게 나한테도 제일 도움 되는 부분일 텐데.... 손님 많이 없을 땐 최대한 주문받아보려고 해야겠다.
카페 끝나고 warehouse에 가서 이불을 장만했다. 요새 자다가 추워서 깨는 정도까진 아니긴 한데, 아침에 일어나면 수면양말 신고 자는데도 발이 차갑다. 사실 아직 여름이지만 나는 추위쟁이니까 일찍 장만했지. 집에 오자마자 빨래 돌려서 오늘은 못 덮고 자는데 빨리 말라서 내일부터 덮고 자고 싶다. 한국에 있는 내 가볍고 따뜻한 극세사 이불이 좋은데... 내가 산건 좀 무겁고 그보다는 안 따뜻할 것 같지만 이걸로 버티다 안되면 전기장판 사야지.......
나는 보통 목적지가 있으면 주변을 잘 안 살펴보고 갈 길 가는 스타일이라 오클랜드 살면서 학교 가는 길이나 카페 가는 길에 어떤 가게들이 있는지 잘 모른다. 오늘은 지나가면서 주변을 좀 둘러보기로 했다. 우선 Myers Park는 집이랑 꽤 가까운데도 존재를 몰랐던 공원이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놀이터도 있고 산책로 비슷한 것도 있었다. 휑한 느낌이 없지않아 있지만 낮에는 앉아있어도 좋을 것 같다. 나중에 카페 일찍 끝나는 날 있으면 좀 앉아있어 봐야지.
그리고 도서관 갔다 집에 오는 길에 늘 지나는 Aotea Square도 한 번도 관심 있게 안 봤는데 주변에 공연장도 있고 그랬다. 광장에 재밌는 게 있었다. 자석처럼 된 벽에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블록들이 있고, 벽 위쪽에 있는 구멍에서 탁구공이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나온다. 사람들은 그 블록을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공이 가는 길을 만들었는데 아기들도 많이 있고 어른들도 거기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광장에 이런 거 있는 거 정말 좋다. 재밌고 창의적이야!
7시 미사 끝나고 성당 밖에서 어제 만났던 사람들 몇 명을 만나서 인사했다. 인사할 사람이 있어서 좋았다. 오늘은 다들 집에 가는 분위기라 나도 집에 왔다.
남섬에 사시는 아빠 친구분이 부활절 연휴 때 본인이 비행기 티켓을 사줄 테니 놀러 와서 같이 여행 다니자고 하셨는데 학원도 그렇고 카페 때문에 갈 수가 없다 ㅠㅠ 놀러 가면 나이 비슷한 아들도 있어서 재밌을 텐데 아쉽다... 나를 엄청 예뻐하시는 어른들이 가끔 계신데 이 분도 그런 분 중 한 분이다. 왜인지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항상 관심 가지고 신경 써주셔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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