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180111 | 단합이 잘 되는 우리반, 뉴질랜드에서 일주일을 지내고 느낀 점 본문

뉴질랜드 정착기

180111 | 단합이 잘 되는 우리반, 뉴질랜드에서 일주일을 지내고 느낀 점

치치댁 2023. 4. 14. 08:54

(NZ+8) 목요일. 맑음

  • Present perfect / Present perfect continuous​
  • The Coffee Club (with FCE)
  • Jeff와 신기한 우연
  • Josielyn과 대화

요즘 present perfect와 present perfect continuous를 배우는데 엄청 혼란스럽다. 아주 작은 뉘앙스의 차이인데 계속 보다 보면 나중엔 구분이 되려나...

학교 끝나고 반 친구들 9명이랑 같이 카페에 갔다. 음료 가격은 한국이랑 비슷한것 같았다. 얘기하면서 다른 나라의 역사적 배경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 가업이 농사인 집안 얘기도 듣고, 나 너네 언어 알아 이러면서 되게 쉬운 인사말 같은 거 말하고 ㅋㅋㅋ 가끔 정적이 흐르는 순간들도 있지만 재밌었다.

오늘도 정말 신기했던 일이 있다. 애들이랑 얘기하다가 내가 Glenfield에서 홈스테이 한다고 했더니 Jeff가 자기도 그 쪽에서 홈스테이를 했었다고 했다.
나: 호스트 키위였어?
Jeff: 아니 필리핀 사람
나: 어?!?! 같은 집 아니야?
Jeff: 설마 같은 집이겠어?
나: 주소 기억나?
Jeff: 라밀리스인가 그랬는데...
나: 악!!!! 나 31 Ramillies Pl 살아!
Jeff: 진짜? 그 조그만 딸 있는 집?
나: 어어!!!!!!!!!!

와 진짜 신기했다........ 세상에 이런 우연이 있냐 어떻게 ㅋㅋㅋㅋㅋㅋ "우리 혹시 같은 업체 통해서 소개 받았나?"하고 얘기해 보니까 같은 업체도 아니었다. 오클랜드의 수많은 어학원의 수많은 반 중에 우연히 같은 반인 친구가 오클랜드의 수많은 집 중에 내가 살고 있는 집에 살았던 확률은? 정말 놀라웠다.

카페에서 얘기를 하다가, 금요일은 오전 수업만 하는 날이니까 내일 해변에 가자는 얘기가 나왔다. 다들 수영복이랑 썬크림 챙겨 오라며 갑자기 계획이 성사됐다. 내일 ANZ 은행 계좌 오픈한 거 설명 듣기로 예약을 잡았었는데 이미 업무 시간이 끝나서 내일 오전에 전화해 봐야겠다.

오전에 수업 하면서 Kai가 이건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 우리 반은 진짜 분위기가 좋다며 이 반에서 수업할 수 있어서 행운이라고 했는데 정말로 그런 것 같다. 다들 열정도 넘치고 활기차다고. 내가 보기에도 끼리끼리 어울리는 것도 없고 항상 다 같이 어울리려고 하고 착한 애들인 것 같다 다들! 나의 인복은 뉴질랜드에서도 계속된다. 후후후. 그래도 까불지 말고 감사하면서 살아야지......

이제 뉴질랜드 도착한지 일주일 하고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처음에는 밤마다 혼자 울고 진짜 힘들었는데.... 나는 내가 그렇게 약한 사람인지 처음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알았다. 어디 가서 무시를 당한 것도 아니고, 누가 구박을 한 것도 아니고,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것도 아니고, 사실은 아무 일도 없고 그저 새로운 환경에 나 혼자인 것뿐이었는데 그게 그렇게 힘들더라. 그런데 그 외롭고 서럽고 힘들었던 감정이 제발 무뎌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시간이 언제나 올 수 있고 필요하다는걸, 또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는 걸 계속 기억하면서 살고 싶다. 그리고 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을 만났을 때 그 감정을 헤아리고 먼저 손 내밀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가장 좋고. 그때의 고마운 말 한마디, 행동 하나는 작은 것이어도 평생 기억에 남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홈스테이에서 Josielyn이랑도 많은 대화를 나눴다. 뉴질랜드는 어떤 점이 좋고 필리핀에서는 어땠고 이런 얘기도 하고, 내가 이용하고 있는 업체에 대한 얘기와 앞으로의 비용 지불에 대한 것도 얘기하고. 그리고 남은 음식들은 항상 어디에 두니까 필요하면 점심으로 싸가도 된다고 했다. 오예! 안그래도 점심을 뭘 싸서 다니나 고민 중이었는데 고민이 해결됐다.

처음 홈스테이 왔던 날 비오는 낮에 도착했는데 저녁 시간 전에 차라도 한 잔 줄 만 한데 그런 것도 없었고, 오는데 얼마나 걸렸냐 이런 걸 물어봐 주는 것도 아니어서 진짜 무심하고 방치되는 것 같고 별로라고 생각했었다. 다른 사람들이랑 얘기할 때도 별로인 것 같다고 말하고 다녔었는데 이놈의 입... 모든 건 한 면만 보고 판단할 게 아니라는 걸 이번에 다시 한번 느꼈다. 뉴질랜드에 와서 짧은 기간 안에 많은 것들을 느끼고 배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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