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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뉴질랜드 취업 준비 (8)
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NZ+312) 일요일. 흐리고 비 오늘 낮에 보영언니가 아는 디자이너 친구분이랑 마운트이든 쪽에 있는 Frasers라는 카페에서 만났다. 우주는 볼 때마다 점점 귀여워진다. 되게 얌전한데 잘 웃고 와서 안기고 쫑알쫑알 말도 잘한다. "저기엔 누구 앉을 거예요?"같은 그런 완벽한 문장을 구사하는 게 신기했다. 애들 구경하는 건 좋지만 아기 자체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어서 애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안 드는데도 우주를 보고 있으면 저런 아기라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엄청 사랑스럽다. 친구분이 곧 도착하셔서 같이 얘기를 나눴다. 이력서랑 포트폴리오는 좋은데 여기는 영주권자나 시민권자들도 디자인 업계 취업하는데 공백이 꽤 길다는 얘기를 해주셨다. 은근히 취업난이 심한가 보다. 하기야 여기도 디자..
(NZ+310) 금요일. 흐림, 비 백수는 요리만 열심히 한다. 두 번째 잡채. 아무래도 양을 가늠하는 세포가 고장 난 것 같다. 해놓고 나니 큰 프라이팬 한가득... 그렇게 많이 하면서 기름이랑 간장 들어가는 양이 손 떨리게 느껴져서 레시피보다 간장 덜 넣었더니 약간 싱겁다. 처음에 했던 잡채가 더 맛있었다. 한국에선 잡채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여기 와서 먹으니까 맛있는 것 같다. 만들기 귀찮은 것만 빼면 다 좋은 듯. 오늘은 회사 지원하는 것을 하루 쉬고 성당 다녀와서 잡채 만들고 종일 프렌즈만 봤다. 시즌당 에피소드가 너무 많아서 아직도 시즌2 보는 중. 옛날 시리즈인데도 생각보다 많이 촌스러운 느낌은 아니어서 신기하다. 처음엔 그렇게 재밌는지 모르겠었는데 캐릭터에 정이 드니까 점점 더 재..
(NZ+309) 목요일. 흐림, 비 어제오늘 12시 15분 평일미사를 다니고 있다. 앞으로도 쭉 다니면 좋은데 얼마나 지속되려나... 이번주는 특별한 약속이 없어서 나갈 일을 따로 만들지 않으면 집에만 있기 때문에 성당도 갈 겸 장도 봐 오고 있다. 확실히 하루에 한 번은 외출을 해야 덜 폐인같이 살게 되는 것 같다. 성당 끝나고 Noble을 만나서 커피 한 잔 하면서 근황 공유를 했다. 노블도 일은 있지만 계속 취준 중인데 취준생들 화이팅...! 몇 안 되는 나랑 동갑인 친구인데(아닌가 유일한 동갑인가?) 인도 사람인데 되게 젠틀하고 말도 예쁘게 하고 덩치와 달리 러블리한 면이 있다. 친한 성당 애들이랑도 조만간 모여야 되는데. 아스파라거스 베이컨 말이 전부터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해놓고 나니 열심히..
(NZ+307) 화요일. 맑음 오늘 낮에 Whangarei에 있는 회사랑 Skype으로 얘기를 나눴다. Owner랑 Marketing & branding master 이렇게 두 명이랑 미팅을 했는데 둘 다 되게 편안하고 좋아 보였다. 업무 프로세스를 얘기해 주고 나에 대해 궁금한 것도 물어보고 나도 내가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봤다. 비자 얘기도 하고. 여기는 특이하게도 개인적인 질문도 많이 했는데 가족들이 보고 싶진 않은지, 뉴질랜드에 친분 있는 사람이 있는지, 친구들은 어떻게 사귀는지, 형제 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등등을 물어봤다. 호구조사 당하는 느낌은 아니었고 그냥 개인에 대해서도 궁금해하는 느낌이었다. 지금 비자는 어떤 상황이냐고 해서 워홀 비자고 아직 기간이 꽤 남아있긴 하지만 내년에 만료라 스폰..
(NZ+296) 금요일. 맑음 세은이 편지 100군데 넘게 지원, 키위 회사 한 군데 더 인터뷰 룸메와 대화 인생 연습 아침에 부엌에 나가보니 드디어 세은이가 보낸 편지가 와 있었다. 이제 나한테 편지 보냈다고 연락한 사람들 거는 다 온 듯하다. 나를 대신해서 뽑아준 청년성경모임 말씀사탕과 소화데레사 스티커도 있었다. 편지는 언제 누구에게 받든 늘 특별하지만 외국에서 받는 편지는 좀 더 특별한 것 같다. 필요한 거 없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여기서 다 살 수 있다고 편지나 보내달라고 말하곤 하는데 정말로 필요한 게 없기도 하거니와(이미 짐도 너무나 많다) 더 필요한 것은 나를 기억해 주는 마음인 것 같기 때문이다. 요즘은 소셜 미디어가 워낙 잘 되어 있어서 지구 반대편에서도 다른 사람들이 뭘 하며 지내..
(NZ+221) 일요일. 맑음 여행 다녀온 이후로 거의 겨울잠 자는 동물 수준으로 자고 있다. 약속 있는 날이어야 그나마 인간답게 지낸다. 얼른 회사도 더 지원해야 되는데 왜 이렇게 뭘 하기가 싫지... 요즘 현실 도피 중이다. 머리가 많이 길어져서 하루에 한 번씩 커트 충동이 일어난다. 그리고 호주에서 잘 먹고 다녀서 살이 쪘다. 여튼. 내일부터는 새로운 주니까 진짜 그만 미적거리고 정신 차리고 잘 살아봐야지. 이제 진짜 100% 백수인 데다가 한 번 미루기 시작하니까 통제가 안 된다. 바쁜 건 싫지만 적당히 바빠야 다른 것도 열심히 하면서 부지런히 살게 되는 것 같다. 여행 가기 전까지는 취업에 대한 강박 때문에 학교도 안 다니는데 7시 반이면 눈 떠서 무언가 했는데, 여행 갔던 동안 아무 데서도 연..
(NZ+196) 수요일. 흐림 어제: 늦잠, 쌀국수, 잡채 Auckland Art Gallery 민아 씨랑 밥 먹고 카페 어제는 오랜만에 늦잠을 자고 뉴마켓에서 늦은 점심으로 쌀국수를 먹고 장을 본 후 귀가했다. 기회가 돼서 쨈이 한 잡채도 먹었다. 근데 시간이 지나야 간이 배서 그런지 어제보다 오늘 먹을 때가 더 맛있었다. 오늘은 Auckland Art Gallery 가봤다. 지나가면서는 많이 봤지만 들어가 본 건 오늘이 처음이다. Resident는 무료라고 적혀 있어서 운전면허증을 보여주고 무료 입장했다. 미술관은 보통 일반적인 티켓을 많이 주는데 여기는 놀이공원 마냥 팔찌 티켓을 채워줬다. 갤러리에 무료 전시도 있긴 하지만 기획전은 20불쯤 해서 사실 엄청나게 비싼 가격은 아니지만 미루면서 안 가고..
(NZ+187) 월요일. 맑음, 비 학원 안 가는 첫날 아침 부지런하게 생활하기 민아 씨랑 Between Aaron 플랫 다 함께 저녁식사 공포의 취준 기간 학원 안 나가는 첫날. 앞으로 한동안 이런 생활의 연속일 텐데 첫날부터 폐인같이 보내면 안 될 것 같아서 7시에 눈이 떠지길래 일어났다. 학원 다닐 때보다 오히려 더 일찍 일어났네. 학원 갈 때는 항상 바나나 까서 손에 들고 뛰쳐나가기 바빴는데 오늘은 여유롭게 주스도 갈아 마시고 어제 카페에서 받아온 스콘도 먹었다. 학원 다닐 때 아침에 갈아 마시려고 옛-날에 샀던 시금치가 지금은 거의 흐물거리는 상태가 된 건 안타깝다. 모든 야채는 항상 썩기 직전에 먹게 되는데 이런 걸 정립해야 될 것 같다. 오랜만에 길게 샤워하고 새로운 사람 들어오기 전에 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