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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NZ+262) 토요일. 맑음 낮에 성당 친구들과 Raw power cafe라는 베지테리언 레스토랑에 가서 big breakfast를 먹고, 저녁엔 정민언니 만나서 여기서 처음으로 핫팟을 먹어봤다. 주말에 만사 귀찮아서 집에만 처박혀 있으려고 하는데 찾아주고 불러내 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활기차게 주말을 보낼 수 있는 것 같다. 특히 정민 언니랑 회사 생활부터 일상 얘기까지 많은 얘기를 했는데 오랜만에 만나서 서로 소식 공유하는 것도 좋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마음이 되게 편안해졌다. 나는 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기 어렵고 태생적으로 걱정이 많은 성격에다 미래가 정해진 것 없이 불안하다 보니까 내년 5월까지 비자가 있는데도 항상 비자 3일 남아서 곧 쫓겨날 사람처럼 불안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 뉴질랜드에..
(NZ+260) 목요일. 맑음 은혜가 보낸 소포 화요일 휘윤 씨 마지막 비트윈 회식 풀리기 시작하는 날씨 쥐꼬리만 한 첫 월급 저번주 금요일에 내가 집에 없을 때 소포가 도착해서 아주머니께서 소포를 찾으러 오라는 종이를 부엌에 올려두셨는데, 최근에 나에게 소포를 보내겠다고 했던 사람이 없어서 그 종이가 내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 '누구 거지?' 하고 봤다가 내 이름이 적혀 있어서 오잉 했다. 궁금해하며 주말을 보냈는데 때마침 은혜한테 소포 아직 못 받았냐는 연락이 왔다. 보낸 사람이 은혜였구나! 찾으러 가야 되는데 계속 시간을 놓치다가 어제 드디어 찾아왔다. 소포를 뜯어보니 맨 위에 손편지와 시리즈로 된 책이 일곱 권 들어 있었다. 책을 잘 읽지 않는 나는 이걸 언제 다 읽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편지를 ..
(NZ+247) 금요일. 맑음 나는 원래 정상적인 꿈을 꾼 적이 거의 없다. 쫓기거나 떨어지거나 원하지도 않는데 하늘을 날면서 불안해하거나, 간혹 정말 말도 안 되게 신비롭고 아름다운 것들이 나올 때도 있었다. 하늘에서 계속 모양이 바뀌는 형형색색의 구름이라든가, 한밤중에 공원을 걷다가 낮으로 바뀌는 골목에 도달할 때도 있었고, 신비롭게 빛나는 돌을 손에 쥐었을 때도 있었다. 나의 꿈들은 불안해서 깨고 나서도 기분이 언짢거나 혹은 너무 아름다워서 아쉬웠다. 그런 꿈을 꾸고 일어나면 시작과 동시에 하루가 피곤했다. 그래서 나에게 좋은 꿈이란 주변 사람들이 나오는 정상적이고 지극히 일상적인 꿈이었다. 일상적인 꿈은 꾸는 빈도 자체가 굉장히 낮았다. 뉴질랜드에 오고 나서는 유난히 한국에서 알고 지내던 사람들 ..
(NZ+246) 목요일. 구름 정말 오랜만에 일기를 적는다. 그동안 여러 가지 일이 있었다. 계속 취업 준비 중이었고 키위 회사 거의 20군데 가까이 지원했는데 결과가 참담했다. 너무 답답해서 울고 난 다음날 아침에 지원할까 말까 고민하던 한인 커뮤니티 올라온 회사에 지원했고 그날 연락이 와서 당장 면접 보러 올 수 있냐고 해서 그날로 취직했다... 키위 회사 지원 결과가 그렇게 처참했던 건 비자 문제와 현지 학력과 경력이 없다는 사실이 꽤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Seek에서 지원할 때 거의 백이면 백 비자를 물어보는데 나중에 탈락 메일에 함께 오는 Seek 통계 자료를 보면 항상 비자 이슈가 걸려 있었다. 공고 자체도 뉴질랜드 영주권이나 워크비자 소지자만 지원하라고 쓰여있는 공고가 대부분이었다. ..
(NZ+221) 일요일. 맑음 여행 다녀온 이후로 거의 겨울잠 자는 동물 수준으로 자고 있다. 약속 있는 날이어야 그나마 인간답게 지낸다. 얼른 회사도 더 지원해야 되는데 왜 이렇게 뭘 하기가 싫지... 요즘 현실 도피 중이다. 머리가 많이 길어져서 하루에 한 번씩 커트 충동이 일어난다. 그리고 호주에서 잘 먹고 다녀서 살이 쪘다. 여튼. 내일부터는 새로운 주니까 진짜 그만 미적거리고 정신 차리고 잘 살아봐야지. 이제 진짜 100% 백수인 데다가 한 번 미루기 시작하니까 통제가 안 된다. 바쁜 건 싫지만 적당히 바빠야 다른 것도 열심히 하면서 부지런히 살게 되는 것 같다. 여행 가기 전까지는 취업에 대한 강박 때문에 학교도 안 다니는데 7시 반이면 눈 떠서 무언가 했는데, 여행 갔던 동안 아무 데서도 연..
수요일. 맑음, 오클랜드는 흐림 엄마 친구 부부는 어제 늦게까지 돈 정산을 하셨는데 렌터카에서 추가 요금이 나온 게 있다고 물어봐야 될 것 같다고 하셔서 예정보다 일찍 공항으로 출발했다. 24시간 단위로 차를 대여해 주는데 우리는 골드 멤버라 공항에서 키 받아서 바로 나갈 수 있도록 미리 처리를 해 놓으면서 하루치 요금이 추가가 된 것이었다. 빌리는 날 오전 8시 반부터 반납하는 날 오전 8시까지 5일로 예약을 하고 빌렸는데 여기서 미리 서류 작업을 하면서 7시에 빌린 걸로 등록되는 바람에 6일이 된 것이다. 그 뒤에도 128불이 더 빠져나갔는데 보증금은 100불인데 왜 그 금액이 추가로 나간 건지 알 수가 없어서 그것도 물어봤다. Invoice를 다시 뽑아보니 빌리는 날 수는 5일로 수정되어 있었고 p..
화요일. 흐리고 추움 Leura Mall Blue Mountain National Park(Echo Point Lookout, Three Sisters, Scenic World) Lincoln’s Rock 여행 마지막 날. Leura Mall에 가서 상점들을 구경하고(사실 이런 데는 상점마다 모조리 들어가 봐야 하는데 거의 밖에서만 봤다) Red Door Cafe에서 점심을 먹었다. 고도가 높아서 그런지 바람도 많이 불고 엄청 추웠다. 손 깨질 것 같은 겨울 날씨. 여행 첫날 빼고는 날씨가 아주 좋고 별로 춥지도 않았는데 마지막 날 겨울 체험을 하는군. 오늘의 메인 일정은 Blue Mountain National Park였다. Echo Point 전망대가 엄청 넓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블루마운틴 자체가 ..
월요일. 비, 맑음 Taronga Zoo Ferry (to Circular Quay) Pancakes on the Rocks Taronga Zoo는 전망이 있는 동물원이었는데 사람들이 관광을 엄청 많이 왔다. 동물원 map이 인상적이었는데 표처럼 행과 열에 숫자와 알파벳이 기재되어 있어서 J3 이런 식으로 좌표를 찾아서 위치를 보게 되어 있었다. 동물원 안에도 현재 위치가 어딘지 곳곳에 표시되어 있었다. 들어가자마자 케이블카를 타고 한 바퀴 둘러본 다음 다시 걸어 다니면서 구경을 했다. 조류, 파충류, 포유류 등 여러 동물이 있었다. 호주 동물을 모아놓은 코스를 돌면서 캥거루와 왈라비, emu를 봤다. 큰 캥거루를 기대했는데 캥거루도 그냥 왈라비만했다. 근데 캥거루는 네모지게 못생겼다... emu는 엄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