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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NZ+336) 수요일. 흐림 172번의 지원 끝에 마침내 취직. 그동안 숱하게 현지 회사들에 지원해도 징하게 합격이 안되더니 크라이스트처치 내려오자마자 치치 회사에 합격한 걸 보니 이렇게 되려고 그랬나 보다. 취업한 곳은 코믹콘과 성격이 비슷한 아마겟돈 엑스포라는 행사를 뉴질랜드의 여러 지역에서 주최하는 회사인데 그래픽노블 출판도 겸한다. 내가 할 일은 주로 엑스포 관련 디자인인데 포스터가 제일 메인이고 행사 관련 디지털과 오프라인 광고, 게스트 발표를 비롯한 소셜미디어 포스트 그래픽, 쇼 가이드 등의 엑스포 관련 전체적인 걸 다 디자인하게 될 것 같다. 내가 꼭 취업하고 싶다고 느꼈던 회사는 아니지만 지금 상황에 가장 좋은 회사임은 분명하다. 지원할 땐 업무가 뭔지도 정확히 모르겠고 내가 기존에 해..
(NZ+332) 토요일. 맑음 어제 웰링턴에서 카페리를 타고 Picton으로 가서 차를 타고 크라이스트처치로 왔다. 치치에서 맞이하는 첫날 아침이자 12월의 첫째 날. 오클랜드에서 끙끙대며 쌌던 짐은 풀어놓고 나니 그렇게까지 많은 건 아닌 것 같다. 셰어룸에서 살기엔 많은 짐이었지만 싱글룸에선 적당한 양의 짐. 항상 다른 사람이랑 방을 같이 써 왔어서 싱글룸이 어색하다. 어제는 짐을 다 풀고 나니 기분이 묘했는데 오늘은 또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잠깐 여행 와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여기는 여름이어서 연말이라고 느껴지지가 않는다. 크리스마스 장식 파는 것도 꼭 재고 처리하는 느낌이고 몸에 새겨진 계절감으로는 지금 왠지 6월 같은데 12월 달력을 보니 이상했다. 연말이라니. 곧 새해라니. 올해가 한달 ..
(NZ+330) 목요일. 흐림, 비, 맑음 정부 기관인 Beehive를 방문했다. 벌집 모양으로 생긴 특이한 건축물이었는데 무료 투어도 있어서 한 시간 정도 설명을 들으며 이곳저곳을 둘러볼 수 있었다. 마오리 전통 문양으로 장식된 회의실이 화려했다. 거기서 법안에 관련된 국민들의 의견을 듣는데 지금까지 회의에 참석한 제일 어린 사람은 9살이라고 했다. 다양한 사람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TV에 나오는 국회의원들이 둘러앉아서 자리에 마이크 있는 회의실이랑 도서관도 보여줬는데 건물이 역사와 전통이 있어 보이긴 하는데 뭔가 어설픈 느낌이었다. 유럽처럼 화려함의 극치거나 섬세한 아름다움 이런 게 아니고 디테일 떨어지는 장식들을 강약 없이 붙여놔서 투박한 느낌... 다른 건 모르겠고 지진에 ..
(NZ+329) 수요일. 대체적으로 맑음 아침에 Huka Falls에 갔다. 저번에 봤을 때도 경이로웠는데 오늘도 역시나였다. 물 색깔도, 좁은 암벽 사이를 흐르는 엄청난 양의 물도. 물이 흐르는 힘이 장난 아닌데 어떻게 좁은 폭이 유지되는 건지 모르겠다. 마찰 때문에 돌 다 깎여나갈 것 같은데 엄청 단단한 돌인가? 물 자체는 상당히 낮은 곳에서 떨어져서 폭포라고 부를만한 부분은 정말 일부분이고 힘이 너무 세서 떨어지는 폭포 주변으로 물과 공기가 섞여서 하얗게 되는 구간이 넓었다. 지나가는 길에 있는 Taupo는 엄청나게 큰 호수인데 육지 한가운데 있어서 그 주변에 바다가 있을 리가 없다는 걸 아는데도 너무 넓어서 구글맵 켜고 바다인지 아닌지 확인해 봤다. 사람들이 사진 찍어서 올리는 타우포 사이니지 있..
(NZ+328) 화요일. 맑음 아침 일찍 어제 못 간 Cathedral Cove에 갔다. 40분 정도 걸어가야 됐는데 날씨도 좋고 가는 길이 예뻤다. 길 양 옆으로 꽃과 나무들이 우거진 오솔길이었는데 가는 내내 나는 풀향도 참 좋았다. Cathedral Cove는 도착해 보니 왜 그런 이름인지 알겠다. 동굴도 아닌 것이 정말 성당 같은 모양의 터널에 가깝다고 해야 되나. 뚫린 구멍 사이로 뒤에 있는 섬이 보이는 게 매력적이었다. 날 좋은 날 석양을 보면 진짜 예쁠 것 같다. 다시 걸어오는 길에 bay도 두 개가 있길래 들러서 구경했다. Tauranga로 이동해서 아버지 아는 분이 하시는 SushiQ에 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 카톡에 아저씨 생신이라고 떠 있어서 케이크를 사갔다. 가게에 도착하..
(NZ+327) 월요일. 맑음 사람들이 코로만델 코로만델 하길래 갔는데 코로만델 시티 자체는 볼 게 없었다. 아니면 뭐가 있는데 내가 몰랐던지. 그냥 작은 동네여서 카페에서 밥이나 먹었다. 여기 지역이 굴이랑 홍합이 유명한 것 같아서 굴을 시켰는데, 튀김 시켰다가 생굴로 바꿨는데 하도 이랬다 저랬다 해서 직원이 헷갈렸는지 튀긴 게 나왔다. 하지만 비리지도 않고 맛있어서 군말 없이 먹었다. 저번주는 날씨가 거지같았는데 오늘은 날씨가 정말 좋았다. 숙소 체크인 했는데 까만 고양이가 있어서 만지려고 했더니 귀찮아했다. 근데 저녁에 다시 만나니까 만져달라고 울면서 왔다. 귀엽네. 루비 보고 싶다. Hot water beach는 해변 아래쪽으로 마그마가 있어서 특정 위치를 파면 뜨거운 물이 나오는데 그걸 바닷물이..
(NZ+327) 월요일. 맑음 저번주 내내 만날 사람들을 마저 다 만났다. 학원 친구들, 보영 언니랑 우주, 성당 사람들, 비트윈. 여기서 사람들 많이 사귀었다고 생각했는데도 한국에서 뉴질랜드 올 때 인사하고 다녔던 것에 비하면 간소하긴 했지만 이제 언제 또 만나게 될지 몰라서 아쉬웠다. 아름대리님이 주셨던 뱃지는 더 아껴둘까도 생각했지만 오클랜드에 모두 두고 왔다. Joanna, Noble, Yukino에게 전달했고 내가 한국에서 가져온 작년 연말 카드도 모두 소진했다. 한국에서 받은 카드도 다 답장했고 정리 완료! 금요일에 드디어 Amano에 가봤는데 여길 왜 이제야 왔을까... 음식이 정말 괜찮았다. 오클랜드에 맛있는 데 별로 없는데. 토요일에 보영 언니랑은 한식 식당에 갔다가(사람들이 얘기 많이..
(NZ+321) 화요일. 흐림, 비 아침에 우박이 내렸나 본데 나는 못 봤다. 오클랜드 날씨 미쳤다. 며칠 전까진 여름이더니 지금은 한파가 찾아왔네. 오늘 Martin이랑 같이 성당에 갔다가 근처에 10달러 스테이크 점심 파는 데가 있대서 갔다. 하필 이번주부터 14.5불로 가격을 올리긴 했지만 그래도 맛있었다. 요즘 한 식사 중에 제일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Martin이 영화도 보여줘서(그래서 티켓 가격이 0원이다) 신비한 동물사전 2를 봤는데 하나도 못 알아들었다... 보헤미안 랩소디 때는 그래도 내용을 대부분 알겠어서 영어가 좀 늘었나 싶었는데 전혀 아니었다. 세계관이 다르니까 진짜 못 알아듣겠다. 이 영화는 내용을 알아들어야 좀 재밌었을 것 같은데 그림 보는 느낌으로 보다 나왔다. 영화 보고 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