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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뉴질랜드 남섬 여행 (21)
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NZ+163) 금요일. 흐림 남섬 여행 둘째 날 아침식사 Riccarton House and Bush Mona Vale Garden Park Dyers Pass 어젯밤에 정말 오랜만에 따뜻하게 잤다. 치치가 외부 기온은 더 낮은데 여기 방이 오클랜드 집보다 훨씬 따뜻하고 아늑하다. 오늘의 아침. 감사하게도 아침을 차려주셔서 배부르게 잘 먹었다. 호박수프는 허브 향이 나면서 담백했고 샌드위치 하나는 아보카도, 다른 건 계란, 양파, 오이가 들어가 있었다. Riccarton House and Bush 아주머니께서 추천해 주신 곳이다. Canterbury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 있었는데 건물 자체는 작지만 역사적 가치가 있는 느낌이었다. 빅토리아풍 하우스의 1층은 레스토랑으로 운영 중이고 나머지 20여..
(NZ+162) 목요일. 흐림 남섬 여행 첫째 날 Christchurch Art Gallery TJ Korean Restaurant 집 구경, 저녁식사(닭, 맥앤치즈, 요크셔푸딩, 비트루트, 샐러드, 담금주) 아침에 시간이 촉박하게 일어나는 안 좋은 습관 때문에 원래 6시 반 버스를 타려던 계획이었는데 45분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홈페이지에는 공항까지 55분 걸린대서 비행기 못 타는 거 아닌가 조마조마했는데 실제론 30분도 안 걸려서 여유롭게 도착했다. 가방이 겨울 짐을 담기엔 택도 없이 작았는데 보기엔 커 보여서 검색대에서 걸리면 어쩌지 했는데 아무 일 없이 잘 통과했다. 비행기는 복도 자리라 창 밖을 구경하긴 어려웠다. 핸드폰에 저장 공간이 없어서 비행기에서 사진 좀 정리하려고 했는데 잠만 엄청 자..
마리안 호수 트랙은 흔들 다리를 통해 에메랄드빛 Hollyford River를 건너며 시작됩니다. 트랙의 초반 10분을 걸어가면 폭포를 감상할 수 있는 구간인 Viewing Gantry가 나오는데, 난간까지 가는 트랙은 아주 예쁘고 걷기 쉽게 잘 정비되어 있었습니다. 루트번 초반부와 비슷한 느낌이 납니다. 폭포가 아주 강력해서 북섬의 후카 폭포가 연상되기도 합니다. 물론 후카 폭포가 규모나 물살이나 훨씬 크고 강하지만요. 투명한 물살이 하얗게 부서지며 거품처럼 되는 모습이 너무 예뻤습니다. 계속 변화하며 새로운 모양을 만들어 내는 것도요. 폭포 파도 윤슬 물빛 다 좋아서 이쯤 되면 전생에 물이랑 뭐가 있었나 싶지만 현생은 수영도 못합니다. 그저 좋아할 뿐.. 폭포 전망대를 지나면 지금까지의 쉽고 예쁜 길..
마지막날은 비가 계속 내렸습니다. 어제 워든이 이 아름다운 숲은 엄청나게 내리는 비 덕분에 존재할 수 있는 거라고, 비가 오면 그걸 기쁘게 포용하면 좋겠다고 했는데 비가 내리네요. 저도 그러고 싶었는데 아주 불청객같이 눈치 없이 터진 생리에 비까지 맞아 점점 축축해지니 불쾌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자고 일어났는데도 무릎이 완전히 회복이 안 됐고요... 역시 모든 게 좋기만 한 트레킹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인생이란. 비 오고 안개가 껴서 우중충한 와중에도 Earland Falls는 멋있었습니다. 압도하는 규모에서 쏟아져 나오는 엄청난 물안개가 장대했습니다. 마지막날도 키써밋을 가기 위해 샛길로 빠지는 코스가 있는데, 다들 물에 젖은 생쥐가 돼서 와들와들 거리는 상태에다가 부모님께 말씀드린 픽..
어제 일찍 잤는데도 요새 계속 밤에 수십 번씩 깨서 엄청 피곤했습니다. 아침에 키아 울음소리가 들렸는데 보지는 못했습니다. 둘째날둘째 날 트랙은 폭포와 강과 호수와 산이 계속 약간씩 풍경을 바꿔가며 등장했습니다. 윤슬이 가득한 호수에서 시작된 물이 굽이굽이 강이 되어 흘러가는 게 예뻤습니다. 어젯밤 살짝 덮인 눈으로 설산이 햇빛에 하얗게 빛났습니다. 하이라이트인 둘째 날에 날씨가 정말 좋아서 감사하게도 가장 좋은 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가다가 Harris Saddle Shelter에서 따로 빠져서 Conical Hill에 올라가는 트랙이 있어서 쉘터에 배낭을 내려놓고 다녀왔습니다. 돌산인데 경사진 부분이 많은데다 바위 위로 살얼음이 껴서 미끄러웠습니다. 어제 등산화 오른쪽 밑창에 떨어져서 마찰이 없어..
피오르드랜드 쪽이 워낙 다우지여서 일기 예보가 3일 내내 흐리고 비라고 하길래 걱정했는데 시작 포인트에 도착할 때쯤 되니 해가 나면서 풍경이 너무 예뻤습니다. 눈 덮인 산과 흘러내리는 폭포, 차로 시작점까지 들어가는 숲길이 황홀했습니다. 쨈이 본인이 해본 여러 개의 트랙 중 단연 베스트로 뽑기도 했고 그에 상응하는 풍경이 시작도 전부터 펼쳐져서 무척 기대가 됐습니다. 생각해 보니 여태껏 트레킹 가면서 기대를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엔 루트번 트랙이 어떤 풍경을 보여줄지 설레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첫날은 거의 숲길이고 길이 잘 되어 있었습니다. 쨈이 루트번 트랙을 좋아하는 이유가 쉬우면서도 풍경이 계속 변하고 끊임없이 멋진 장면이 나와서 라고 했는데 확실히 길이 편안했습니다. 숲 사이로 내리쬐는 햇빛이 예..
남섬 여행을 하는 사람이라면 지나가는 길에 무조건 보게 되는 대표 호수 두 곳. 푸카키 호수는 아래쪽보다는 언덕 위에 차를 세운 후 보는 게 제일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날씨와 시간을 잘 맞추면 정말 황홀한 호수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강한 햇빛 아래서 봐야 형광파랑처럼 쨍한 빙하호 색을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흐린 날이나 해 지는 시간에는 일반 호수의 물 색으로 보이곤 합니다. 이 때는 날씨가 워낙 좋아서 지금까지 중에서도 특출 나게 색이 아름다웠습니다. 선명한 파랑의 호수 건너로 보이는 눈 덮인 마운트쿡은 언제 봐도 절경입니다. 타들어가는 날씨에도 풍경만은 너무나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파란 호수 위로 반짝이는 물결을 보고 있으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알 수 없을 지경입니다. 테카포 호수는 좀 더 ..
이른 저녁을 먹고 소화시킬 겸 산책한 곳들. 와카티푸 호수는 퀸스타운이 큰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엄청 맑습니다. 사람들이 호숫가 혹은 호숫가를 둘러싼 낮은 돌담에 앉아 여유를 즐기는데, 많은 사람들이 퍼그버거를 먹는 진귀한 풍경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마치 퍼그버거를 먹는 공식 장소인 것처럼요. 유람선, 제트보트를 비롯한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퀸스타운 가든은 예전에 가족여행 왔을 때 잠깐 와봤던 것도 같은데 이번에 처음 제대로 둘러봤습니다. 루프 트랙으로 한 바퀴 돌 수 있는데 와카티푸 호수와 주변의 산과 언덕을 산책하며 계속 다른 각도로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루프트랙 안쪽으로 공원을 가로지르는 트랙도 조경을 잘해놔서 걷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장미정원도 예쁘고, 연잎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