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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뉴질랜드 생활 (139)
치치댁 뉴질랜드 일상
수요일. 흐림, 비 오늘 Waitangi day라 2시간 거리인 Hanmer Springs로 나들이를 다녀왔다. 아침부터 흐리더니 도착하고 나서부터 내내 보슬비가 내렸다. Hanmer Springs는 되게 관광지같이 생겼다. 상점들이 최근에 지어졌는지 깔끔해 보였다. 동네도 주변의 언덕이랑 산들과 어우러져서 예뻤다. Conical Hill Walkway를 걸어 올라가서 마을을 조망하고 Woodland Walk Reserve에 가서도 산책을 했다. 산책로가 잘 되어 있었다. 등산까지의 난이도는 아닌 숲길 산책은 비 오는 날 해도 운치 있고 좋은 것 같다. 나무 냄새도 더 강하게 나고. 비 오는 날이라 똠얌수프가 땡겨서 타이 음식점에 갔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맛있었다. 생각해 보니 엄청 오랜만에 외식했네. 오..
일요일. 맑음 벌써 2월이다. 직장에 다니면서는 아무래도 일상이 반복되다 보니 특별한 일이 없다. 하지만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잘 지내고 있다. 인생에 이만큼 근심 걱정 없이 평온한 때가 있었던가 싶다. 안 풀릴 때는 한없이 답답했는데 한 번 풀리고 나니까 제일 만족도 높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금의 삶이 나한테 굉장히 잘 맞는 형태의 삶인 것 같다. 직장의 물리적 측면부터 살펴보자면 우선 한국을 떠나면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워크 라이프 밸런스를 획득해서 너무 좋다. 9시 출근 5시 퇴근이니까 기본적으로 한국에서보다 일하는 시간 자체도 적고(점심시간 30분씩을 빼면 일주일에 37.5시간 근무다) 업무 강도도 적당함과 낮음 사이다. 다들 출근 시간 몇 분쯤 전에 회사에 도착해서 다섯시 땡 하면 집에..
월요일. 흐리다 맑음 오래 쉬다가 일 나가는 게 걱정돼서 그런지 아침에 일찍 눈이 떠졌는데 다시 잠이 잘 안 와서 얕게 자다 깨다 했다. 물 1.5리터, 커피와 점심 도시락, 추울 때 입을 옷을 바리바리 싸서 출발했다. 비가 부슬부슬 내려서 조심조심 운전해서 갔는데 잘 도착했다. 컴퓨터랑 책상을 나한테 편하게 세팅하라고 하고 할 일을 이것저것 설명을 해줬다. 홈 오피스라서 전형적인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편하게 생각하라고 했다. 화장실에 세탁기가 있는데 빨래가 끊임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점심시간은 12시긴 한데 쉬는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진 않아서 언제든 나가서 쉬고 산책하라고 했다. 사무실 사람들도 2주 휴가 후 첫 출근인거라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냈는지 서로 물어봤다. 내가 전에 왔을 때 있던..
(NZ+368) 토요일. 맑음 친구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가상) 신년회 화면 안의 나는 케이크 초도 불고 커팅도 하고 이것저것 같이 먹었다. 그렇게 노는 나도 친구들도 진짜 또라이들 같고역시 내 친구들이다 싶다ㅋㅋ 세상이 좋아져서 영상통화를 하면 옆에 있는 것 같다. 물론 영통의 한계도 있긴 하지만. 저 쪽은 여러 명이고 나는 혼자라 내 영혼만 컴퓨터 세계에 들어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묘했다. 모니터에 갇힌 느낌. 나중에 기술이 더 발달하면 정말로 같은 공간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겠지? 하여튼 애들은 여전히 똑같고 반가웠다. 친구들끼리 모인다고 챙겨주는 것도 고마웠다. 뉴질랜드에 온지 공식적으로 1년이 넘었다. 이제 디데이 카운팅은 그만 하는걸로... 여러가지 경험을 했고 시간을 잘 보낸듯 하면서도 ..
(NZ+363) 화요일. 맑음 어제 뉴질랜드 단톡방에서 오클랜드 불꽃놀이 얘기가 나오길래 크라이스트처치는 없냐고 물어봤더니 해글리 파크에서 한대서 가봤다. 사람이 많아서 주차난으로 멀리 세우고 걸어가는 도중에 새해가 됐다. 불꽃놀이를 볼만한 자리다 싶은 정도까지 걸어가니까 끝나버렸다. 그때가 12시 5분. 덕분에 사진은 한 장도 못 남겼다. 해글리 파크 왕복만 거진 한 시간가량 되는데 불꽃놀이는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어정쩡하게 새해를 맞이하고 돌아왔다. 뉴질랜드에서 처음 맞는 연말이라고 괜히 특별한 거 없나 해서 나갔는데 해 바뀌는 건 그냥 TV로 보는 게 나은 것 같다. 아니면 차라리 조용히 마무리할걸 싶기도 했다. 새해 아침은 떡국으로 시작했다. 한국이라면 한 살 더 먹었겠지만 여기서 나는 아직도 ..
(NZ+351) 목요일. 흐림 저녁 먹고 성당까지 운전 연습을 해봤다. 일단 길은 엄청 쉬운데 이번주에 혼자 가야 되는데 잘 갈 수 있겠지...? 아직도 깜빡이를 켤 때 자꾸 왼손을 써서 와이퍼가 움직인다. 해가 지고 Christchurch Christmas Lightshow에 갔다. 집 몇 채를 조명과 소품으로 꾸며놓았는데 정말 화려했다. 한국과는 다르게 규모가 큰 느낌. 한국은 짱 큰 트리! 엄청 화려한 루미나리에! 공간이 넓은 건 아니지만 오브젝트의 규모가 크고 돈 발라서 디테일 있는 럭셔리 느낌이라면, 여기는 우리는 땅이 넓다! 우리의 전구 맛을 봐라! 소품이랑 빛으로 여백 없이 채워버리겠다! 이런 느낌... B급 테마파크 같은 느낌? 소품 하나하나는 허접할 수도 있는데 모아 놓으니 생각보다 볼만..
(NZ+343) 수요일. 흐림 3000불에 샀는데 자잘한 문제는 있지만 아주 비싸지도 않고 대체적으로 잘 산 것 같다. 삼천불 이하인 차들도 많지만 다 너무 후지게 생겼다. 이건 생긴 것도 괜찮고 큰 문제도 없어서 어차피 새 차를 뽑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적당하다고 생각돼서 바로 샀다. 차주분은 왕년에 되게 예뻤을 것 같은 영국 출신 아주머니셨다. 문자로 연락 할 때부터 정확한 느낌이었고 그동안 검사받은 서류를 파일에 모아놓은 것들도 보여주면서 엄청 친절하게 차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해 주셨다. 차 스펙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이 판매자인지도 구매에 작용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차가 없는 도로에서만 달려봤다. 차가 운전석만 반대인 게 아니라 깜빡이랑 와이퍼도 반대여서 깜빡이 켜라는데 계속 와이퍼를 켰다. ..
(NZ+342) 화요일. 흐림 회사에 합격하고 나서 해야 되는 영어공부는 안 하고 여유를 즐기고 있다. 그래도 어제 인크레더블 2라도 봤는데 자막 틀어놓으니까 자막으로만 계속 눈이 갔다. 몽구 산책. 산책시키면 표정이 웃는 표정이 되면서 달라진다. 집에선 자꾸 불쌍한 눈인데... 다리 사이가 멀어서 그런지 엉덩이가 동그래서 그런지 유난히 아장아장 느낌으로 걷는데 귀엽다. 근교로 나왔는데도 별로 돌아다니질 않아서 강아지 산책이라도 한 시간씩 해야지 했는데 오늘도 날이 흐리다는 핑계로 나가지 않았다. 허허. 건강하게 먹기. 요새 내가 제일 좋아하는 점심 겸 간식은 요거트에 딸기를 넣어서 먹는 것이다. 요즘 딸기가 제철인데 이렇게 먹으면 색깔이 예뻐서 기분이 좋다. 저번주 월요일에는 손님이 회 사 오셔서 얻어..